서양음악사

고전시대 오케스트라 음악 6/9(2022.10.17)

작은대학교 2022. 10.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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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까지는 고전시대 오케스트라 음악 중 교향곡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 시간에는 협주곡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챕터도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먼저 협주곡에 대해 서술한 뒤 각 대가들의 활동과 변화 등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협주곡

 

1) 독주협주곡의 번성

 

① 협주곡의 종류

고전시대에는 오케스트라와 하나의 악기가 대비를 이루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 독주협주곡이 선호되었습니다. 특히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독주협주곡이 많이 작곡되었습니다. 고전시대 초기에는 오케스트라 세레나데나 디베르티멘토 형식의 편안한 음향에 바이올린 또는 쳄발로 등의 독주가 등장하는 형태가 흔했습니다. 바이올린협주곡은 바로크시대의 아르칸젤로 코렐리나 안토니오 비발디의 전통에 이어 만하임 악파 및 중남부 유럽에서 활동했던 음악가들에 의해서 많이 작곡되었고, 특히 모차르트와 지오반니 바티스타 비오티(Giovanni Battista Viotti, 1755년 ~ 1824년)가 이 장르 발달에 기여하였습니다. 쳄발로가 주로 사용된 건반악기협주곡은 이탈리아 전통의 우아한 선율을 담은 작품들이 주로 창작되었고, 새로운 음악어법에 적응했던 피아노의 역량을 반영한 피아노협주곡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피아노 특유의 음향이 고려된 피아노협주곡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을 통해 그 진면목을 알 수 있습니다.

 

바이올린협주곡이나 피아노협주곡 이외에는 작곡자의 특성이나 연주자와의 관계에 따라서 다양한 악기들을 위한 독주협주곡이 작곡되었습니다. 첼로협주곡에는 루이지 보케리니(11곡)와 장 루이 뒤포르(6곡)의 작품들이 유명하며, 무엇보다 자신들이 뛰어난 첼로 연주자로 활동하였습니다.하이든은 두 곡의 첼로협주곡을 남겼는데, 그가 지휘한 에스테르하지 오케스트라의 첼리스트들을 위한 작품으로 짐작되어지고 있습니다. 밀라노에서 활동했던 알레산드로 롤라(Alessandro Rolla, 1757년 ~ 1841년)는 열 작품이 넘는 비올라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반면 뛰어난 연주자였던 비엔나의 요한 마티아스 슈페르거(Johannes Matthias Sperger, 1750년 ~ 1812년, 18곡)와 도미니코 드라고네티(Domenico Dragonetti, 1763년 ~ 1846년)도 다수의 콘트라베이스협주곡을 작곡하였습니다.

 

플루트협주곡과 클라리넷협주곡은 전고전시대의 만하임 악파에서 종종 작곡되기도 했습니다. 음악적으로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은 모차르트의 작품들인데, 그는 오보에협주곡, 파곳협주곡도 남겼습니다. 베토벤은 오보에협주곡(Hess 12, Willy Hess, 1906년 ~ 1997년, 1971년에 이르기까지 베토벤 전집을 보충하는 14권의 목록집을 냄)을 작곡했는데, 이 악보는 오랫동안 찾지 못했다가, 1970년에 자필악보가 일부 발견되면서 세상에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이 작품은 2003년에 재구성되어 연주되었습니다. 다른 악기군들에 비해 흔하지 않았던 트럼펫협주곡은 하이든(Hob. Ⅶ e, 1796년)이 작곡하였고, 호른협주곡은 하이든이 두 곡, 모차르트가 네 곡을 남겼습니다. 이 외에 모차르트는 《호른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론도》(K. 371)를 작곡하기도 하였습니다.

 

고전시대 특유의 협주곡 형태로  '협주적 교향곡'(Sinfonia concertante 또는 Concertante Sinfonie)이 있습니다. 이 형태의 교향곡은 복수의 독주악기가 협주곡에 편성된 것입니다. 참여하는 독주 악기의 수에 따라서 이중 협주곡이나 삼중 협주곡 등으로 불립니다. 교향곡이라는 단어가 명칭에 함께 사용되긴 했지만, 음악적인 전개 방식에서 보면 협주곡과 교향곡 또는 앙상블 음악의 혼합 형태입니다. 여러 개의 독주 악기들이 함께 사용되었기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바로크 시대의 합주협주곡인 콘체르토그로소를 떠올릴 수 있지만, 독주 악기들의 역할에서 보면 고전시대의 협주곡을 따르기 때문에 음악적인 성격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전고전시대의 요한 슈타미츠는 주로 현악기(바이올린, 첼로)를 독주악기로 사용했고, 이후에 점점 관악기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J.C. 바흐는 열 곡이 넘는 협주적 교향곡에서 현악기 외에 오보에와 클라리넷, 파곳, 피아노 등을 독주 악기들로 편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이든은 초창기의 교향곡들(6번, 7번, 8번)에서 다중 협주곡의 형태를 선보였고, 네 개의 독주악기(바이올린, 첼로, 오보에, 파곳)가 참여하는 협주적 교향곡(Hob. Ⅰ: 105)을 남겼습니다. 모차르트는 이 분야에서 다양한 편성의 작품들을 남겼습니다. 두 대의 바이올린(K. 190), 오보에, 클라리넷, 호른, 파곳(K. 297b), 바이올린과 비올라(K. 364), 플루트와 하프(K. 299) 등을 위한 협주적 교향곡이 다수 있습니다. 반면 베토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삼중 협주곡(Op. 56)을 남겼습니다. 

출처 : Search media - Wikimedia Commons/ 왼쪽 위부터 비오티, 보케리니, 롤라, 뒤포르, 슈페르거, 드라고네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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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악장의 구성

고전시대의 협주곡은 비발디의 전통대로 세 악장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빠른 1악장에 이어 느린 중간 악장이 오고, 다시 빠른 마지막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에는 교향곡에 흔히 있던 춤곡 악장이 빠져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느린 중간 악장은 매우 선율적이면서 서정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독주자는 느린 선율의 연주에서 자신의 표현력을 드러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 악장은 대체로 밝고 활달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소나타형식과 론도 형식이 결합된 형태가 흔히 사용됩니다. 모차르트는 일부 피아노협주곡(K. 453, K. 491)에서 변주곡의 방식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고전시대의 독주협주곡은 총주와 독주의 경쟁적 진행에서 협력적인 관계로 그 틀이 조정됩니다. 작품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1악장에서는 교대로 연주하는 방식이 약해지고, 고전시대 특유의 소나타형식의 원리가 가미되었습니다. 외형적 틀에서 보면 리토르넬로(반복 부분) 원리가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것이 음악 전개에서 주제적 요소의 가공과 결합함으로써 복합적인 짜임새로 나타납니다. 그래서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내세우는 부분, 독주자가 참여해서 그것을 강화시키는 부분, 그리고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서로 대화하듯이 진행하는 부분이 혼재합니다. 오케스트라와 독주자가 교대로 연주하는 부분은 주제적 틀을 제시한 뒤인 발전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재현부의 마감 직전에는 독주자를 위한 즉흥연주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카덴차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독주자는 주제들을 바탕으로 자신의 연주 기량을 마음껏 드러내며 청중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기교적 소프라노(카스트라토) 가수들이 오페라 아리아에서 선보였던 방식들과 흡사합니다. 이 부분은 음악 수용의 중심이 이제는 성악이 아닌 기악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당시의 협연자(독주자)가 대부분 작곡가 자신이라는 점에서 창작자의 자율적인 위상이 강화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합니다. 일반적으로 오케스트라는 카덴차의 등장을 위해 으뜸화음 4·6화음을 연주합니다. 이런 연결다리를 지난 카덴차는 그 끝에서 딸림 7화음의 이끔음을 트릴로 연주하여 오케스트라가 으뜸화음에서 악장을 마감할 수 있게 합니다.

 

피아노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던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피아노협주곡에서 직접 카덴차를 연주하기도 했습니다. 카덴파는 때때로 연주자들에 의해 기보되기 시작했지만, 점점 작곡자가 직접 카덴차를 제시하는 게 관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모차르트는 일부 피아노협주곡에 카덴차를 기록했고, 베토벤은 그의 모든 피아노협주곡에 카덴차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물론 당시의 관행에 따르면 카덴차가 기보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연주자가 즉흥성을 더할 수도 있었습니다. 베토벤은 그의 4번 피아노협주곡(Op. 58)에서 두 개의 카덴차를 제시해 오늘날에도 연주자가 선택하여 연주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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