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민족음악 1/4(2022.06.18)-이탈리아 1

작은대학교 2022. 6. 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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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중세시대부터 르네상스시대까지의 변천사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그 당시 유럽에는 점점 종교의 역할이 약화되고 인문학이 발달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봉건제도의 몰락을 불러왔습니다. 그렇게 변화를 맞이하게 된 유럽은 점차 국가들이 세워지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자신들의 문화를 나타나기 위한 양식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럼 어떤 민족음악이 발생되고 발전되어왔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Ⅶ. 민족양식의 등장

앞에서 알아보았던 바와 같이 네덜란드 출신의 작곡가들은 주로 유럽전역에 있는 교회나 궁정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자주 사용했던 작곡 기법들은 15세기와 16세기에 서유럽 전역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음악 어법으로 통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인들에게는 각 지방의 특성을 가지고 있고, 그 지방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 세속노래들이 많이 알려졌고 애용되었습니다. 16세기에 이르러 이런 세속노래들이 더욱 더 발달하게 되면서 획일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던 네덜란드 기법에 세속노래들의 음악어법이 가미되어 각 지방마다 다양한 음악양식이 발달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점점 네덜란드 양식의 영향력은 서서히 약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1. 이탈리아

 

네덜란드의 기법으로부터 점점 벗어나려고 하는 경향은 가장 먼저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15세기 후반부터 더욱 왕성해진 교역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 부를 축적하게 되었고, 그 결과 시민들의 삶이 나아졌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예술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였고, 그에 따라 이탈리아의 만토바나 페라라 등의 궁정과 교회에서는 네덜란드 지역 출신의 작곡가들을 고용하여 음악활동을 더욱 활발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유럽의 음악이 17세기 초부터는 점점 이탈리아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었고, 이러한 현상은 향후 200년동안 지속됩니다.

 

이 당시 이탈리아에서 유행했던 세속 노래들은 라우다(lauda)와 프로톨라(frottola)였으며, 이후에는 마드리갈(madrigal)이 성행하였습니다.

 

① 라우다(lauda)

라우다는 중세시대에부터 불려졌던 비전례적인 단성노래입니다. 1480년 경부터는 마리아를 찬양하고, 그에게 바치는 기도가 내용인 노래입니다. 1530년 경까지 피렌체를 중심으로 유행하였던 라우다는 당시 이탈리아 세속노래 중에 가장 많이 작곡된 장르이기도 했으며, 15세기에는 계속 단성으로 불려졌습니다. 이후에는 2~3성의 다성 라우다로 작곡되기 시작했으며, 가끔 4성부로 작곡된 라우다도 등장했습니다. 라우다는 주로 공공 기도회에서 연주되었으며, 중심의 선율이 가장 위의 성부에 놓이고, 무반주로 부르거나 아래의 세 성부를 악기로 연주하였습니다. 라우다의 가사는 대부분 이탈리아어로 되어있었지만, 종종 라틴어도 있었으며 대체적으로 종교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라우다는 그레고리오 성가의 선율과는 관계가 없는 세속노래에서 따온 선율을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우다는 대부분 실러블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든 성부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비교적 단순한 화성을 갖고 있지만 놀랄만큼 표현적입니다.

 

② 프로톨라(frottola)

오타비아노 드 페트루치(Ottaviano de' Petrucci)는 베네치아에서 1501년에 악기를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 다성 샹송집을 출판한 뒤 모테트와 미사 모음집도 출간하였습니다. 그 후 1504년에는 『프로톨레』(Frottole, 프로톨라의 복수형)라는 모음집을 낸 이후 10년에 걸쳐 모두 11권의 프로톨라(frottola) 모음집을 출판하였습니다. 이 모음집은 지금까지도 현존할 뿐만 아니라 중요한 자료로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프로톨라는 음악 반주와 함께 시를 낭송했던 습관으로부터 시작된 세속노래로,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 초반까지 이탈리아에서 성행했던 장르였습니다. 대부분의 프로톨라는 라우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성부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는 형태를 띠며 주선율이 제일 윗성부에 놓이고 단순한 화성을 갖고있는 3~4성부의 곡입니다. 그러나 라우다는 가사가 종교적인 내용인 반면, 프로톨라는 풍자적이고 사랑에 관련된 내용의 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로톨라의 형식은 유절형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종종 후렴이 붙기도 하는데, 후렴이 붙을 때는 14세기의 발라타(AbbaA)와 비슷한 형식이 됩니다.

 

프로톨라는 세속노래이지만 대중적이거나 민속적인 노래가 아니라 귀족들이 즐기던 노래였습니다. 따라서 페라라의 에스테(Este) 궁정을 비롯해 우르비노(Urbino)와 만토바 등의 궁정이 있었던 이탈리아 중부와 북부지방에서 성행하였습니다. 그 후에 프로톨라는 나폴리를 포함해 이탈리아 전역에 퍼지게 되었으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프로톨라의 수직화음적(chordal)인 짜임새와 단순한 화성으로 구성된 구조는 그 시대 네덜란드의 작곡가들이 모든 성부가 같은 리듬(homorhythm)으로 움직이는 다성음악을 작곡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Francesco Petrarca, 1304년 ~ 1374년)의 칸초나처럼 심각한 내용의 시를 사용했던 프로톨라는 이후에 등장하는 마드리갈의 전신이 되었고, 나폴리에서 유행했던 가벼운 느낌의 프로톨라는 1530년 경부터 17세기 초까지 성행했던 빌라넬라(villanella) 또는 빌라네스카(villanesca)의 발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빌라넬라는 귀족들을 위해 작곡되어진 해학적이면서 세련되고 경쾌한 느낌의 세속노래로, 프로톨라처럼 단순하고 수직화음적이며 가장 윗성부에 주선율을 놓습니다. 유절형식의 시에 붙여진 빌라넬라는 당김음이나 그 당시에 금지되었던 병행 5도로 진행하는 일련의 3화음이 자주 사용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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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드리갈(madrigal)

 

출처 : 후기르네상스 음악 (brunch.co.kr)/아마츄어 귀족들이 마드리갈을 부르는 장면을 묘사한 16세기 그림

마드리갈은 16세기 이탈리아의 세속노래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입니다. 바로 이 장르때문에 이탈리아가 유럽 음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베네치아 출신의 시인이자 문학이론가인 피에트로 벰보(Pietro Bembo, 1470~1547)는 1501년 페트라르카의 시집을 출판하였는데, 이 시집을 계기로 많은 시인들과 음악가, 일반 독자들의 관심이 고조되었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에서는 시와 음악의 본질에 대한 토론이 점차 활발하게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피에트로 벰보는 페트라르카의 시를 분석하면서 단어들의 소리를 서로 조화시킴으로써 얻어지는 음악적 효과를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분석으로 인해 시의 낭송과 노래를 하나로 결합시킬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으며, 작곡가들은 이런 소리의 효과들을 그들의 작품에서 모방하여 표현해 내려고 하였습니다. 작곡가들은 음악이 시가 의도하고 내포하고 있는 의미를 더욱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으며, 시가 가지고 있는 내용과 분위기를 표현하기에 적절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16세기의 마드리갈이라는 장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4세기의 마드리갈은 16세기의 마드리갈과는 이름만 똑같을 뿐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 즉 14세기의 마드리갈은 리토르넬로(ritornello)라고 부르는 후렴이 있는 유절형식의 노래이고, 16세기의 마드리갈은 리토르넬로가 없을 뿐만 아니라 통절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15세기까지 사용되었던 정형시형식에서와 같은 선율이나 가사의 반복이 없습니다. 16세기 초의 마드리갈 작곡가들은 대부분 전원적인 장면을 묘사하거나 사랑을 주제로 하는 페트라르카의 감상적인 시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마드리갈은 귀족들이 즐기던 노래로, 사랑하는 숙녀에게 바치기 위해 위촉되거나, 특정한 결혼이나 잔치, 축제 등의 궁정에서 열리는 모든 종류의 사교 모임들을 위해 작곡되어진 곡입니다. 1540년 경 이후부터는 문학과 과학, 그리고 예술 등을 논하는 아카데미에서 부르는 진지한 마드리갈들도 작곡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초기에 작곡되었던 마드리갈은 주로 4성부로 구성된 곡이었지만 16세기 중반부터는 대부분 5성부로 작곡되었으며 때로는 6성부나 아주 드물게 8~10성부의 곡들 까지도 작곡되었습니다. 연주 형태를 보면, 프로톨라는 기악반주가 있는 독창곡이고, 모테트는 다성합창곡인 반면, 마드리갈은 세명에서 아홉 명의 사람이 부르는 성악 실내음악곡입니다. 보통 한 가수가 하나의 성부씩 무반주(a cappella)로 부르거나 악기들이 성부를 중복하거나 대신해주기도 합니다. 그 당시 마드리갈이나 이와 비슷한 다성노래들의 작곡 열기는 대단하여 1530년에서 1600년까지 약 2000여 곡들이 작곡되기도 하였고, 이 열기는 17세기 이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이렇게 긴 시간동안 작곡된 마드리갈은 1525년부터 1545년까지 작곡된 초기 마드리갈, 1545년부터 1580년까지 작곡된 중기 마드리갈, 그리고 1580년부터 1620년까지 작곡된 후기 마드리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라우다 : 가장 윗 성부에 중심 선율, 나머지 세 성부는 무반주 또는 악기로 연주, 종교적 분위기, 실러블적, 단순한 화성, 비교적 종교적인 내용

▶ 프로톨라 : 음악 반주와 함께 시를 낭송했던 습관으로부터 시작된 세속노래, 모든 성부가 같은 리듬으로 움직임, 가장 윗 성부에 주선율, 단순한 화성, 풍자적이고 사랑에 관련된 내용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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