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민족음악 3/4(2022.06.21)

작은대학교 2022. 6.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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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까지 이탈리아의 민족음악에 대해 말씀드렸다면 오늘은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어떻게 민족음악이 나타나고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2. 프랑스

 

프랑스의 파리는 수 백년 간 유럽 음악의 중심지였고, 프랑스의 궁정을 중심으로 활발한 음악 활동들을 해왔었지만, 1520년 경 이전까지는 부르고뉴나 네덜란드의 양식과는 차별되고 구별되는 프랑스 특유의 음악어법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부르고뉴나 네덜란드의 문화는 곧 프랑스 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요하네스 오케겜을 비롯한 네덜란드 출신의 작곡가들이 주로 프랑스의 궁정에서 일을 하는 등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16세기에 들어서면서 프랑스에서도 자신들만의 특유한 음악양식이 점점 발달하게 되었고, 이는 '네덜란드' 샹송과 '파리'샹송을 구별할 수 있고, '플랑드르'와 '프랑스'의 종교음악을 구별하여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파리샹송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15세기 중엽에 작곡되던 프랑스의 샹송들은 궁정에서 사용되던 정형시 가사에 윗성부가 지배적인 형태를 띠는 부르고뉴 양식으로 작곡되었습니다. 그러나 15세기 후반이 되면서 죠스켕 데 프레와 앙투완 뷔누와(Antoine Busnois, 1430년 경 ~ 1492년)와 같은 작곡가들에 의해 서로 동등하고 모방적인 다성성부를 가진 네덜란드 양식으로 작곡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동시에 정형시 형식도 차츰 덜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당시의 샹송은 점점 모테트와 비슷한 형태인 모방적인 짜임새로 구성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샹송은 그 용도와 가사가 달랐을 뿐만 아니라 모테트보다 좀 더 리듬감이 있었고 경쾌하였습니다. 16세기에 와서는 프랑스의 작곡가들이 미사와 모테트를 작곡할 때는 약간 변형된 네덜란드의 양식을 계속 사용하였는데, 샹송을 작곡할 때는 프랑스적인 특징들을 더욱 사용하였기 때문에 특유의 양식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발전된 샹송을 '프랑스 샹송' 또는 '파리 샹송'이라고 구분하였으며, 이 샹송들은 샹송모음집이 출판되면서부터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습니다.

 

① 피에르 아테냥(Pierre Attaingnant, 1494년 경 ~ 1552년 경)

피에르 아테냥은 1525년부터 파리에서 출판을 시작하였는데, 1552년까지 50권이 넘는 샹송 모음집을 출판함에 따라 프랑스의 음악 보급에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이 샹송 모음집에 수록된 1500여 개의 샹송들은 이탈리아의 프로톨라와 비슷한 짜임새의 곡으로, 약간의 모방부분이 존재하지만 대체적으로 호모포니적이며, 주선율이 상성에 놓여 있습니다. 이 샹송들은 여태까지 샹송들보다 좀 더 가벼운 짜임새로 구성되었고, 가사들은 실러블 양식으로 처리되었으며, 대부분이 2박자로 리듬감이 강한 4성부 곡입니다. 샹송은 흔히  ♩ ♪ ♪ 리듬으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롱도와 비를레, 발라드와 같은 정형시 형식은 더 이상 사용되지 않았고, 분명히 구분되는 몇 가지의 짧은 부분으로 구성되어 대체로 aabc, abba 또는 abca와 같은 형식을 가졌으며, 사랑을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가사가 많았습니다.

 

파리샹송의 대표적인 작곡가들로는 클로뎅 드 세르미시(Claudin de Sermisy, 1490년 경 ~ 1562년)와 클레망 쟈느켕(Clement Janequin 1485년 경 ~ 1558년 이후)가 있습니다. 클로뎅 드 세르미시의 곡들은 섬세세고 세련된 느낌으로 작곡되었고, 사랑노래가 많은 반면 클레망 쟈느켕의 샹송은 새소리나 거리의 떠들썩한 소리들, 축제의 팡파레 등과 같은 사실을 묘사하는 경쾌한 곡들이 많이 있습니다.

 

피에르 아테냥 이외에도 파리에는 몇몇의 샹송 출판인들이 있었는데, 특히 안트워프의 틸만 수자토(Tilman Susato, 1510, 1515년 ~ 1570년 이후)가 14개의 샹송 모음집(1543년 ~ 1555년)을 출판하였는데, 그 모음집 안에 수록된 샹송들은 니콜라 공베르(Nicolas Gombert, 1495년 경 ~ 1560년 경), 클레멘스 논 파파(Clemens non Papa, 1510, 1515년 경 ~ 1555, 1556년), 토마 크레키용(Thomas Crecquillon, 1505년 경 ~ 1557년) 등이 작곡한 샹송들로, 이들의 샹송은 파리 샹송과는 다르게 모방이 많이 사용되는 전통적인 네덜란드 양식으로 작곡된 샹송이었습니다.

 

② 에르 드 쿠르(air de cour)

16세기 중엽의 프랑스 궁정에서는 주선율이 최상성에 놓이고, 호모포니적인 짜임새를 가진  '보드빌'(voix de ville 또는 vaudeville, 직역하면 도시의 소리)이라고 불리우는 노래들이 유행하였습니다. 보드빌은 프랑스 샹송과 비슷한데, 각 연마다 같은 음악이 반복되는 짧은 유절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류트 반주가 붙는 독창이나 4 ~ 5성부의 무반주 성악으로 불리었습니다. 이 당시 사람들은 초기에는 '보드빌'이라고 부르다가 후에는 '궁정의 노래'라는 의미인  '에드 드 쿠르'라고 바꿔 부르게 됩니다. 그리고 이 때 프랑스에서는 궁정에서 왕과 신하들의 오락을 위해 사용되던 유절형식의 세속노래들을 일괄적으로 '에드 드 쿠르' 또는 '에르'(air)라고 불렀습니다.

 

16세기 후반의 프랑스에서는 가사의 긴 음절에는 긴 음가를 사용하고, 짧은 음절에는 1/2의 음가를 사용해 가사를 더욱 명확하게 들을 수 있도록 모든 성부가 항상 거의 같은 리듬으로 움직이는 노래들이 작곡되었습니다. 이러한 음악을 '정률음악'(musique mesuree)이라고 부르는데, 이 기법은 너무 인위적이었기 때문에 예술적인 표현을 하기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곧 쇠퇴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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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독일

 

독일은 다른 유럽의 국가들보다 훨씬 뒤쳐진 상태였기 때문에 16세기에 들어왔을 때도 단성으로 된 세속노래가 독일의 도시와 마을에서 성행하였습니다. 1530년 경에 이르러서야 네덜란드 작곡가들의 다성음악을 전해 들을 수 있었던 독일에서는 15세기까지 특출난 작곡가를 단 한 사람도 배출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지만 15세기 후반부터 16세기 초부터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처럼 독일에서도 독자적인 양식이 발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① 다성리트

독일에서도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부유한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경제적인 안정을 도모했고, 점차 문화가 발달함에 따라 그들의 요구를 부응하기 위해 다성리트가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의 선율과 네덜란드의 다성음악 기법의 조화를 기반으로 작곡된 리트는 주선율이 테노르 성부에 놓이므로 '테노르리트'(Tenorlied)라고 불렀는데, 이는 초기의 리트 작곡가인 하인리히 핑크(Heinrich Finck, 1444, 1445년 경 ~ 1527년)와 하인리히 이삭(Heinrich Isaac, 1450, 1455년 경 ~ 1517년) 등의 작곡가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하인리히 이삭의 제자였던 루드비히 젠플(Ludwig Senfl, 1486년 경 ~ 1542, 1543년)에 이르러서야 리트는 예술의 절정에 이르렀는데, 그의 작품들은 가사가 독일어라는 것만 제외한다면 가장 아름다운 네덜란드 기법의 모테트와 같습니다. 16세기 초반에는 많은 다성리트 모음집들이 출판되기 시작했는데, 이 모음집들은 주로 가정이나 모임에서 연주되었던 것으로 보이며, 악보에는 모든 성부의 가사가 붙어있지만, 악기와 인성을 자유로이 섞을 수 있다는 지시도 적혀있습니다. 16세기 후반이 되면 독일인들의 흥미가 점점 이탈리아의 마드리갈이나 빌라넬라로 기울어짐에 따라 독일의 리트는 쇠퇴하게 됩니다.

 

 

② 쿠오드리베트(quodlibet)

독일에서 유행했던 또 다른 장르로는 쿠오드리베트가 있습니다. 이 쿠오드리베트는 '네 마음대로'라는 의미로, 문자 그대로 유명한 노래나 노래의 일부를 마음대로 조합시켜 다성으로 만들고, 동시에 그것을 부르는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겹침노래', '어울림노래'라는 이름으로 '돌림노래'(카논)와 함께 다성 합창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파리샹송 :  16세기 프랑스의 작곡가들이 샹송을 작곡할 때, 프랑스적인 특징을 더욱 사용해 작곡한 샹송

▶ 에르 드 쿠르 : 짧은 유절형식, 류트 반주가 붙는 독창,  4 ~ 5성부의 무반주 성악으로 불림, 유절형식의 세속노래

▶ 다성리트 : 독일 선율 + 네덜란드 다성음악 기법, 주선율이 테노르성부에 놓이기 때문에 테노르리트라고 불리기도 함

▶ 쿠오드리베트 : 유명 노래를 마음대로 조합시켜 다성으로 만들고 부르는 것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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