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민족음악 4/4(2022.06.22)

작은대학교 2022. 6. 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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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영국과 스페인의 민족음악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4. 영국

 

초기 르네상스 시대였던 15세기 전반에 영국에서 활동했던 작곡가들이 유럽 대륙에 많은 영향을 주었지만, 30년동안 진행되던 장미전쟁(1455년 ~ 1485년) 때문에 혼란기를 겪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영국의 부흥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영국 작곡가들은 비교적 유럽 대륙과는 관계 없이 독자적으로 활동하였고, 이로 인해 영국 내에서 세속노래의 전성기는 대륙에 비해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헨리 8세(통치기간 1509년 ~ 1547년)는 16세기 초부터 약 40년 간 영국을 통치하였는데, 그는 원래 성직자가 되기 위해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음악에도 조예가 깊었기 때문에 오르간, 류트, 그리고 버지날(virginal)을 연주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작곡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헨리 8세의 궁정에서는 음악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고, 많은 가수들과 기악 연주자들이 고용되었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헨리 8세의 뒤를 이은 영국의 왕들 모두 음악을 애호하여 엘리자벳 1세(통치기간, 1558년 ~ 1603년)에 이르렀을때는 영국의 음악이 크게 발달하게 됩니다.

 

1) 마드리갈

 

16세기 중엽, 영국에서는 영어로 번역된 것을 포함한 이탈리아 마드리갈 필사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인들은 점점 마드리갈에 관심을 보이게 되었고 인기가 높아지자 1588년 니콜라스 영(Nicholas Youge, 1619년 사망)은 57개의 이탈리아 마드리갈을 영어로 번역, 편집한 후에 『무지카 트란잘피나』(Musica Transalpina, 직역하면 알프스를 넘어온 음악)라는 모음집을 출판하였습니다. 그 이후에 10년 동안 4권의 이탈리아 마드리갈 모음집들이 더 출판 되었고, 이 모음집들은 16세기 말에 영국에서 마드리갈이 성행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거의 모든 영국의 작곡가들이 마드리갈을 작곡하였는데,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토마스 몰리, 토마스 윌크스(Thomas Weelkes, 1575년 경 ~ 1623년), 존 윌비(John Wilby, 1574년 ~ 1638년), 존 베넷(John Bennet, 1575, 1579년 ~ 1614년) 등이 있습니다.

 

① 토마스 몰리(Thomas Morley, 1557, 1558년 ~ 1602년)

토마스 몰리는 많은 영국의 작곡가들 중에서 가장 많은 마드리갈 작품을 작곡하였습니다. 그의 마드리갈들은 엘리자벳 시대에 인기를 누렸던 경쾌한 마드리갈 양식의 본보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그는 마드리갈과 연관되는 곡인 발레트와 칸초네도 작곡하였는데, 이 곡들은 수직화성적이면서 춤곡풍의 리듬을 갖고 있는 유절형식의 노래입니다. 종지로 분명하게 구분되는 각 연은 2 ~ 3번씩 반복되어 AABB와 같은 형식이 되고, 각 연의 끝에는 '파-라-라'로 부르는 후렴이 붙습니다. 토마스 몰리의 마드리갈에서는 그 당시 이탈리아의 마드리갈 작곡가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반음계와 가사그리기, 그리고 극적인 표현과 같은 것들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토마스 몰리가 편집하고 출판했던 마드리갈 모음집 『오리아나의 승리』(The Triumphes of Oriana, 1601년)에는 여러 작곡가들이 작곡한 25개의 마드리갈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영국 마드리갈의 가사는 대체로 전원적인 풍경을 묘사하고, 음악적으로는 존 베넷과 토마스 몰리처럼 경쾌한 마드리갈이나 토마스 윌크스, 존 윌비처럼 더 대위적이고 심각한 느낌의 마드리갈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마드리갈에서는 종종 가사그리기도 사용되었지만 가사보다는 음악 형식이나 기법이 더욱 중요하게 취급되었기 때문에 전체적인 음악 구조가 가장 우선시 되었습니다. 반면, 이탈리아의 마드리갈은 가사에 따라 음악이 구분되고 변화되었기 때문에 "영국 마드리갈 작곡가들은 우선 음악가인 반면 이탈리아의 마드리갈 작곡가들은 [음악가라기보다는] 극작가일 때가 많다"고 커만(Kerman)은 말했습니다. 영국의 마드리갈도 이탈리아와 마찬가지로 무반주 도강성부들을 위한 곡이지만, 대부분 악보 첫 장에  "성악과 비올에 적절함"이라는 문구가 있기 때문에 이들을 적당히 섞어서 연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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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류트노래 또는 에어

 

마드리갈이 점점 쇠퇴하기 시작한 17세기 초에 영국에서는 류트나 비올 반주가 있는 독창곡들이 성행하였습니다. 이를 '류트노래' 또는 '에어'라고도 부르는데, 이 노래는 존 다울랜드(John Dowland, 1564년 ~ 1626년)가 대표적인 작곡가입니다. 존 다울랜드의 에어들은 주로 우울하거나 비극적인 것이 특색입니다. 

 

에어는 마드리갈과 같은 사실적인 묘사는 없지만 선율은 섬세하고 가사의 전달에 민감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류트 반주는 현대 악보처럼 한 면에 수직으로 맞추어 인쇄되었기 때문에 독창자가 노래를 부르면서 반주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고, 여기에 3개의 성악 파트가 한 장에 방향이 다르게 인쇄되어있어 원탁에 둘러 앉은 4명의 성악가가 함께 노래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출처 : 휴살롱(Hyu salon)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다울랜드의 '에어'의 그 당시 인쇄판

 

16세기 중엽의 영국에서는 높은 음을 낼 수 있는 소프라노 비올에서부터 낮은 음을 낼 수 있는 베이스 비올까지를 모아서(한 벌) 연주하는 비올 콘소트(consort of viols) 앙상블이 유행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16세기 후반부터 17세기 초까지 영국의 작곡가들은 독창 또는 몇 개의 독창성부에 비올 콘소트로 반주를 붙이는 '콘소트 노래'를 즐겨 작곡하였습니다.

 

5. 스페인

 

15세기 스페인에서는 네덜란드의 다성음악이 널리 퍼져 연주되고 있었고, 네덜란드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많은 음악가들이 스페인의 성당이나 부속 예배당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1469년 아라곤의 페르디난드와 카스티야의 이사벨라가 결혼한 후에 통치를 시작하였고, 통치하는 기간 동안 예술 분야가 융성하게 되어 15세기 말이 되서는 스페인도 유럽의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민족양식이 발달하였습니다. 16세기 스페인의 대표적인 세속노래로는 로만세(romance)와 비얀시코(villancico)가 있습니다.

 

로만세는 가사가 유절적이고, 설화적인 발라드의 일종입니다. 로만세의 음악 역시 유절형식에 주선율이 윗성부에 놓이는 호모포니적인 짜임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로만세가 어떻게 연주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대체로 1550년 경까지는 각각의 성부를 한 사람이나 몇 명이 부르는 합창 형식으로 궁정에서 연주된 것으로 보이며, 독창과 기악반주로도 연주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다른 세속노래로는 비얀시코(villancico)가 있습니다. 이 비얀시코는 농부를 의미하는 비야노(villano)의 축소형으로, 중세시대에 스페인의 춤추면서 부르는 후렴있는 노래 가사에서부터 유래되었습니다.이 노래에 있는 반복형식은 프랑스의 비를레나 이탈리아의 발라타(AbbaA)와 비슷한 구조이지만, 일정한 유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음악적 양식은 이탈리아의 프로톨라와 거의 흡사한데, 주선율은 단순하고 선율스러우며 윗성부에 배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민족음악 요약

 

16세기가 되면서 세속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많은 세속 음악들이 작곡되었지만 이 곡들은 주로 궁정에서 연주되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즐기는 것이라고 여겼던 부르주아 계급이 급성장하면서 많은 아마추어 음악인들이 생겨났으며, 자연스레 연주를 할 수 있는 악보의 요구가 급증하였습니다. 오타비아노 드 페트루치나 피에르 아테냥의 프로톨라와 샹송 모음집들은 이런 용도에 아주 적합하였으며, 이 모음집에 실린 곡들은 성악이나 기악 중 어느 것으로도 연주가 가능했었습니다. 

 

각 나라마다, 각 지방마다 특유한 세속노래 장르들이 발달되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마드리갈이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장르였습니다. 마드리갈은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영국과 스페인 등의 여러 나라에서도 유행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방하여 작곡되기도 하였습니다. 16세기 말 이탈리아의 궁정에서는 연극에 독창이나 앙상블 마드리갈을 포함하기 시작했고, 이러한 것이 17세기의 오페라가 탄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에어 :섬세한 선율, 가사전달에 민감

▶ 류트 반주 : 악보가 한 면에 수직으로 맞춰 인쇄, 독창자가 노래부르면서 반주하기 편리하게 되어있음

▶ 로만세 : 유절적인 가사, 설화적인 발라드의 일종, 유절형식, 호모포니적 짜임새, 주성부는 윗성부에 배치

▶ 비안시코 : 반복형식, 주선율은 단순하고 선율스러움, 윗성부에 배치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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