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바로크시대의 성악음악은 어떻게 발달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시기때부터는 르네상스 시대보다 훨씬 더 복잡한 양상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그래도 중세시대부터 어떤 기조로 변화해왔는지 떠올려보시면서 읽으시면 이해가 좀 더 수월하실겁니다.
ⅩⅠ. 바로크시대의 성악음악
바로크 시대에 들어와 새롭게 등장한 성악 음악의 장르는 오페라와 칸타타, 그리고 오라토리오입니다. 중세시대에서 르네상스시대로 변화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바로크 시대에도 이전 시대의 음악 전통들이 완전히 단절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오늘부터는 오페라와 칸타타, 오라토리오의 세 성악 장르와 르네상스 시대의 성악음악이 어떻게 변화되었고 새로운 양식으로 탄생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① 모노디(monody)양식
모노디 양식이란 반주가 있는 독창노래로, 1600년부터 1640년 사이에 이탈리아에서 나타났으며, 바로크 시대의 모든 성악장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양식이기도 합니다. 이 모노디양식은 줄리오 카치니(Giulio Caccini, 1545년 ~ 1618년)가 창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는 자신이 작곡한 모노디 작품들을 마드리갈이나 아리아(aria)라고 불렀습니다. 단선율 노래의 악보에는 주로 숫자가 쓰여진 베이스(figured bass) 선율이 같이 기보되어 있는데, 이 숫자에 의거하여 기악 연주자들이 화성을 붙여서 연주하였습니다. 줄리오 카치니의 모노디 양식의 작품인 12개의 독창 마드리갈과 10개의 아리아를 수록한 『새음악』(Le Nuove Musiche, 1602)은 모노디양식을 대중들에게 더 잘 알려주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곡으로는 《내 사랑 아마릴리》가 있습니다. 줄리오 카치니가 작곡했던 아리아 작품들은 르네상스 시대에 작곡된 마드리갈과는 다르게 유절형식으로 되어있으며, 어떤 것들은 같은 베이스에 근거해 각 절마다 변주되어 진행되었습니다(strophic-bass aria).
줄리오 카치니는 모노디 양식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이 실험은 16세기 말, 피렌체의 부유했던 귀족 조반니 데 바르디(Giovanni de' Bardi)의 집에서 진행되었던 카메라타(Camerata) 모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이 모임의 구성원들은 학자나 시인, 음악가, 후원자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그들은 주로 고대의 조각이나 건축에 상응할만한 그리스극의 재생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 당시에 있던 그리스어로 된 작품들을 철저하게 연구하였고, 결국 그들은 그리스인들이 극의 대사를 단순하게 낭송했던 것이 아니라 노래로 대사를 불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방식으로 적용을 시키려고 시도하였지만, 선율선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후기 르네상스 시대의 다성음악은 그리스극을 재현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극음악에 필요한 것은 사고나 감정들을 분명하게 표현하는 양식이 필요했고, 무대음악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극장양식, 즉 '공연양식'(stile rappresentativo)이라는 것임을 도출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여러 시도 끝에 그 목적에 맞는 유연한 리듬과 불규칙한 악구를 지닌 낭송조 선율의 모노디양식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선율은 별로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베이스 위에서 불렀는데, 이후에 이러한 양식을 '레치타티보'(recitativo)라고 불렀습니다.
바로크 시대 초기에 활동했던 또 다른 대표적인 모노디 작곡가로는 야코포 페리(Jacopo Peri, 1561년 ~ 1633년)가 있습니다. 그가 쓴 지침서에 따르면, 모노디 양식의 독창선율은 계속저음 위에서 협화음과 불협화음을 만들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불협화음은 말과 닮고자 하는 성악 양식에서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그런데 이 불협화음이 지켜주어야 했던 단 하나의 규칙이 있는데, 바로 새로운 저음이 나오는 박에서 같이 울리는 주선율의 음이 협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음 다음에 나오는 음들은 저음이 새로 나오지 않는 이상 불협화음으로 진행해도 무방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은 모노디양식에서의 말의 억양과 리듬들을 음악에 조화시키는 어법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노디양식, 그리고 그 양식과 관련되어 있던 작곡기법들은 그 당시의 여러 성악 장르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성악음악들은 대체로 독창 성부를 많이 사용하였고, 마드리갈과 아리아 뿐만 아니라 바로크 시대의 새로운 장르로 등장했던 칸타타와 오페라, 오라토리오 같은 극음악에서도 모노디는 아주 중요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1. 오페라(opera)
17세기 초에 일어난 가장 중요한 예술적 변화 중 하나는 바로 음악과 극의 특별한 결합체인 오페라라는 장르의 탄생입니다. 오페라라는 단어는 이탈리아어로 '작품'(opus, 복수형은 opera)을 의미하는데, 이는 즉흥이라는 단어와 대비되는 것입니다. 오페라라는 명칭의 유래는 위에서 설명드렸던 피렌체의 카메라타 모임에서 고대 그리스극을 재현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지만, 16세기의 세속적인 극적 오락물들(인테르메딩, 마드리갈연곡, 전원극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초의 오페라 작품이라고 알려진 것은 《다프네》(Dafne, 1597년)라는 작품인데, 대본과 몇 개의 노래만이 남아있습니다. 반면 완본이 남겨진 최초의 오페라 작품으로는 줄리오 카치니와 야코포 페리가 서로 하나씩 쓴 《에우리디체》(Euridice, 1601년)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줄리오 카치니와 야코포 페리가 1년 전에 피렌체에서 공연했던 같은 이름의 합작오페라 개작입니다. 이 초기 피렌체 오페라는 모노디양식으로 작곡된 아리아나 마드리갈로 구성되었고, 공연양식은 대화나 독백에 사용되었습니다. 악기의 구성과 선율의 진행은 가사의 명료한 표현에 맞춰 선택되어 작곡되었습니다. 당시에 활동했던 작곡가들은 모노디 일색으로 구성된 오페라에 변화를 부여하기 위해 중요 장면 끝에 중창이나 합창같은 더욱 화려한 음향을 춤과 함께 넣었습니다. 아리아와 합창, 춤, 레치타티보 등을 가지고 있는 초기의 오페라의 이런 방식은 이후에 나타나는 오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초기 오페라는 주로 궁정오락이나 결혼식과 같은 곳에서 공연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그 작품들의 내용은 주로 심각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가장 자주 사용되었던 주제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 이야기들이었고, 그것은 비유적(allegorical) 전개를 통해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줄거리는 연주될 행사에 맞게 많이 개작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당시의 관중들이 당연히 여기던 상투적인 기준이 있었는데, 그 중 하나는 거창한 장면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대전환이나 효과적인 인물 등장, 전투와 같은 특수적인 장면들을 위해 복잡한 기계들을 사용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화려한 무대장치를 만들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는 특히 높은 음역의 독창을 애호하였습니다. 그래서 오페라의 초기부터 거세된 남성 가수인 '카스트라토'(castrato)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카스트라토는 강하고 매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빠른 기교를 부릴 수 있는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소프라노나 알토 음역까지 낼 수 있는 가창력을 과시했기 때문에 자주 주연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오페라는 초기에 피렌체를 중심으로 발전되었지만, 로마와 만토바로, 그리고 1630년 이후에는 베네치아나 나폴리 같은 다른 도시까지 퍼져나갔습니다. 17세기 중반, 이탈리아 반도의 크고 작은 영토의 지배계급이 살고 있던 도시들은 오페라의 발전에 기반이 되었지만, 이렇게 여러 도시로 확산되어가는 과정에서 오페라가 귀족들만 향유하는 문화, 오락이라는 제한에서 벗어나 점점 도시민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에 오페라 전용 극장 체제까지 생기면서 베네치아나 나폴리의 오페라는 대중의 요구에 많은 음악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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