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새로운 양식의 조성음악 1/8(2023.02.27)

작은대학교 2023. 2. 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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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앞서 알아보았던 무조성 음악과 대비된 20세기의 다른 음악형식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0세기의 조성음악은 크게 민족주의와 신고전주의로 나눌 수 있는데, 대표적인 작곡가들의 예시를 통해,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발전시켜왔는지에 대해 설명드리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ⅩⅩⅤ. 새로운 양식의 조성음악

 

20세기 초에는 많은 작곡가가 구시대의 전통적인 화성진행을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조성을 완전히 져버리지 않는 새로운 양식의 조성음악을 작곡했습니다. 물론 작곡가들마다 자신들의 출생 배경이 다르고, 자신들이 지향하는 것들이 모두 달랐기 때문에 이들이 마치 동일한 양식을 추구했던 것처럼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작곡가들 중 한 개인만 보더라도 시대에 따라서, 또 상황에 따라서 양식과 기법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도저히 한 작곡가의 양식이라고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품에 따라, 심지어는 한 작품 속에서도 조성과 무조성의 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곡했던 사람들 또한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루는 작곡가들의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민족주의와 신고전주의입니다.

 

1. 민족적 양식과 신고전주의

 

앞에서 다루었던 무조성 음악 작곡가들이 완전히 새로운 음체계를 고안했다면, 조성음악 작곡가들은 장단음계 이외에도 다양한 선법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자기가 살았던 지방의 민요 선율을 가지고 작곡하기도 하고, 3화음 중심의 기능적 화성진행으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화성적 가능성을 타진하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조성적 중심을 잃어버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음향을 만들어 내는데 성공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규칙적인 분할을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는 서양의 전통적인 리듬체계에도 변형을 일으킴으로써 음고 이외의 다른 요소들을 가지고 청중들이 신선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들을 작곡했습니다.

 

새로운 조성음악의 작곡가들은 표현이 격렬한 낭만주의와 그 연장선 상에 있다고 할 수 있는 표현주의 음악 대신에 보다 절제된 음악을 추구했습니다. 서양의 예술음악에는 아폴로적 사고와 디오니소스적 사고가 양립해져 왔는데, 이 두 입장은 시대에 따라 교대로 주도권을 주고 받았습니다. 절제와 균형 등 고전의 미학이 지배하고 있었던 18세기의 음악에 비해 19세기의 음악은 낭만주의 정신과 그 표현방식들에 의해 나타난 과장과 허풍, 격앙이 심했는데, 이런 것들이 20세기의 처음 몇 년 동안까지 이어졌습니다. 따라서 20세기 이후에 아폴로적 미학을 신봉하는 신고전주의의 등장은 아주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미리 준비되어있었던 역사의 수레바퀴가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걸림돌을 넘느라 약간 지체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전쟁이 끝나자 복잡한 구스타프 말러의 음악이나 모호한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보다 간결하고 선명한 음악을 작곡하고자 하는 생각이 팽배해졌으며, 이들의 귀감이 될 만한 음악은 19세기의 음악이었습니다.

 

출처 : 제1차 세계 대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제1차 세계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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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등장하는 작곡가들은 음악이 음악 외적인 어떤 대상을 지시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공유하고 있었고, 이들의 음악 속에서는 자연스럽게 음악 내적인 요소들, 즉 음악의 구조나 형식 등이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신고전주의는 극도의 주관성으로 마구 거칠게 표현했던 낭만주의의 과장과 격렬함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의도로부터 출발했습니다. 그래서 객관성과 감정의 절제 등 고전주의적 형식미를 지향하면서 절제되고 세련된 아름다움을 추구했고, 또 이를 가능케 하는 기법과 능력을 개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1920년대 독일에서는 '새로운 객관성'(neue Sachlichkeit)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를 곧 표현주의적 면모들을 거부하는 모든 분야의 예술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음악에 있어 신고전주의 운동은 1920년 경부터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를 위시해 벨라 바르톡, 파울 힌데미트,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 등과 같은 여러 작곡가에 의해 본격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옛 음악의 기법, 특히 바로크시대의 대위법과 고전시대의 분명한 형식적 개념 등에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또한 악기편성에 있어서도 낭만주의 이전 시대처럼 소편성의 실내악단을 위한 작품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물론 당시 상황을 고려해보면 큰 전쟁을 치른 뒤 경제난에 허덕이던 유럽의 음악계가 19세기 후반처럼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감당할 수 없었던 현실적 문제 또한 작동했을 것입니다. 신고전주의 음악운동은 독일, 프랑스, 러시아, 동구권 국가 등 여러 지방의 작곡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시도되었지만, 각 작곡가들의 작품양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신고전주의 음악양식의 특징을 하나로 규정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또한 이른바 '신고전주의자'로 분류되는 작곡가들의 모든 작품이 전형적인 신고전주의적인 사고를 보여주는 작품도 아닙니다. 따라서 신고전주의란, '양식'보다는 '태도'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견지에서 이후 알아볼 작곡가들은 신고전주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작곡가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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