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음악 12/(2023.04.12)

작은대학교 2023. 4.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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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음악 마지막 시간입니다. 지난 시간 미니멀 음악에 대해 알아보았는데, 오늘은 미니멀음악의 대표 작곡가 두 명에 대해 알아보고, 요약한 후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① 스티브 라이히

 

출처 : (1) Steve Reich (@SteveReich) / Twitter/스티브 라이히

코넬대학에서 철학을, 그리고 줄리어드 대학교에서 작곡을 공부했던 스티브 라이히는 1960년대 미국의 문화적 동요, 즉 '반 문화'의 형성을 20대에 경험했습니다.  그는 당시 미국 음악의 주류였던 12음 음악과 애런 코플런드(Aaron Copland, 1900년 ~ 1990년)를 모범으로 한 미국식 조성음악보다는 재즈에 좀 더 몰입했고, 존 케이지의 영향을 받았으며, 아방가르드의 경향을 가진 예술가들과 교류했습니다.

 

라 몬테 영과 테리 라일리의 뒤를 잇는 미니멀음악 작곡가로서 그의 첫 행보는 《비가 올 것이다》(It's Gonna Rain, 1965년)였습니다. 1966년 그는 자신의 앙상블 팀인 <Steve Reich and Musicians>를 조직했고, 미니멀음악 작곡가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스티브 라이히의 독자적인 방법이면서 미니멀음악 특징인 위상변이는 《비가 올 것이다》에서 나타났습니다. 그 위상변이는 목사님의 설교 가운데 '비가 올 것이다'라는 부분을 두 개의 녹음기로 재생하는 도중, 재생속도가 조금씩 차이가 나면서 얻어진 음향적 결과로 생긴 것이고, 이것은 그의 최근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기본 아이디어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두 개의 녹음기로 얻는 그의 위상변이 기법은 테이프 루프를 재생하는 녹음기와 연주자에 의한 라이브 공연으로도 가능하다는 결론을 도출했고, 그 방식으로 성공했던 첫 작품이 바로 《피아노 페이즈》(Piano Phase, 1967년)입니다.

 

https://youtu.be/Jsd50gJo5q4

출처 : youtube/스티브 라이히《비가 올 것이다》(It's Gonna Rain, 1965년)

스티브 라이히의 위상변이 효과는 점진적인 변화를 통해 더욱 정교해지게 되었고, 1970년 작품인 《바이올린 페이즈》(Violin Phase)에서 위상변이를 통해 선율의 중요성을 강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가 가나에서 아프리카 드럼 연주를 배우고 작곡한 《드러밍》(Drumming, 1971년)에서는 음색의 화려함도 보여줍니다. 고대 히브리어를 가사로 사용한 《테힐름》(Tehillim, 1981년)은 미니멀음악 작곡가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보여주는데, 바로 음악적 배경이 비서구의 음악인 점입니다.

또한 이 작품은 가사가 가진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론을 벗어난 성악음악 작곡의 실험성 또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 이후에는 언어를 미니멀음악의 작곡 재료로 활용하게 되었는데, 그의 작품인 다른 기차들《Different Trains, 1988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② 필립 글래스

출처 : Philip Glass 필립 글래스 (tistory.com)/필립 글래스

스티브 라이히의 영향을 받은 필립 글래스는 1966년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제1번》을 시작으로 미니멀음악 작곡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필립 글래스의 작곡방식은 스티브 라이히와 구별되는 점이 있는데, 바로 '첨가기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이 기법은 그가 1964년부터 1966년까지, 파리와 티베트, 인도를 다니면서 연구한 '음가 첨가에 의한 인도 리듬구조'와 직접적인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위한 《두 쪽》(Two pages, 1968년)은 필립 글래스가 쓰는 첨가기법을 아주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5개의 음으로 이루어져있는 기본패턴과 기본패턴에서 추출할 수 있는 더 적은 음으로 이루어진 음형들은 매 마디마다 기본패턴에 계속 첨가 혹은 삭제되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추출된 음형들이 최대 20번까지 반복되기도 합니다. 하여 《두 쪽》은 스티브 라이히와는 또 다른 미니멀음악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https://youtu.be/5antXqfUQrQ

출처 : youtube/필립 글래스 《두 쪽》(Two pages, 1968년)

미니멀음악에서 필립 글래스의 업적은 무엇보다 미니멀음악의 창작 아이디어를 음악극으로 확대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5시간 동안 휴식 없이 이어지는 4막 구성의 《해변의 아인슈타인》(Einstein on the Beach, 1976년)을 시작으로 영화음악과 컬트 영상음악인 《균형 잃은 삶》(Koyaansiqatsi, 1983년)과 《변형 속의 삶》(Powaqqatsi, 1987년)에서 미니멀음악을 확대·적용 하였습니다. 의미론을 벗어난 언어와 숫자들을 통해 과학기술 사회에 대한 다양한 영감을 표현한 《해변의 아인슈타인》은 음악 이외에도 현대무용, 연극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필립 글래스는 영화와 미니멀음악을 결합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1999년 골든글러브 최우수 음악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미니멀음악으로 음악극을 작곡한 작곡가로는 《중국에서의 닉슨》(Nixon in China, 초연 1987년)과 《클링호퍼의 죽음》(The Death of Klinghoffer, 초연 1991년)을 작곡했던 존 애덤스(John Adams, 1947년 ~ )를 말할 수 있습니다.

 

1960년대 후반에 시작되었던 미니멀음악은 당시 음악회장에서 공연할 수 없을 정도로 클래식의 이단아라고 여겨졌지만, 한 시기의 음악경향으로 반짝 등장해 사라지지 않았고, 2002년 영화 《디 아워스》에서 보았듯이 그 경향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니멀음악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의미를 꼽자면, 단연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언급할 고급음악과 저급음악의 '경계 허물기'일 것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음악 요약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양음악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다양한 양상을 띠며 변화를 했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문화적인 손실들을 복구하고자 했던 유럽국가들의 의지는 음렬음악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그 결과로 얻게 된 총렬음악의 등장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피에르 불레즈와 카를하인츠 슈톡하우젠을 중심으로 한 총렬음악은 존 케이지의 우연성음악 영향을 받아 '조정된 우연성'을 의미하는 알레아음악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음색을 추구하고자 했던 작곡가들과 기술의 발전으로 프랑스, 독일, 미국에서는 전자음악으로 발전하였으며, 전자악기가 내는 음색을 전통악기로 얻어내고자 하는 시도들로 인해 음색작곡으로 그 흐름이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미국의 아방가르드 정신은 존 케이지를 중심으로 한 우연성음악, 미니멀음악, 행위예술 등을 제시하면서 음악장르의 붕괴를 불러왔고, 이러한 아방가르드 경향은 유럽의 음악적 발전과 동시에 이루어지게 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받게 되었습니다.


▶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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