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중세음악 4/4(2022.05.18) - 중세 교회음악, 음악이론

작은대학교 2022. 5. 1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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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서 중세시대의 음악을 알아볼 예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중세의 교회음악을 더 알아보고, 중세시대 음악 이론, 이론가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6. 그레고리오 성가의 변천 : 트로푸스와 부속가

 

중세시대 학자들은 원문의 내용을 보강해주거나 해설하는 주석을 달아주는 일들을 즐겨쓰는 문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문화는 그레고리오 성가에도 확대되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약 9세기 전반부터 시작된 이런 흐름은 새로운 유형의 성가를 만들기도 했지만, 기존의 그레고리오 성가에 새롭게 첨부하는 부분들이 추가되어 성가 원형에 변화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성가의 변형이라는 것은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레고리오 성가는 그 자체로 완성된 음악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영감의 원천으로 작동하여 이후의 서양 종교음악은 그레고리오 성가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발전하게 됩니다.

 

1) 트로푸스(tropus)

 

트로푸스란 새로운 가사나 선율, 아니면 가사와 선율 모두를 원래 성가의 앞이나 중간에 첨가 또는 삽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에 가사만 첨부할 때는 기존 성가의 멜리스마 부분에 새로운 가사를 붙이게 됩니다. 새로운 가사나 선율이 성가 앞부분에 첨가될 경우에는 트로푸스가 원래 성가의 도입부 역할을 하게 됩니다.

 

원래 성가의 도입부처럼 첨가된 트로푸스의 짧은 예로는 <예수부활 대축일의 입당송>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첨가된 트로푸스의 가사를 보면, 입당송의 서문 역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트로푸스는 음악적으로 볼 때, 끝 음이 입당송의 시작음과 동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예수부활 대축일 입당송에 첨가된 트로푸스

 

트로푸스는 가사 내용이 매번 바뀌는 고유문 중에 입당송과 봉헌송, 영성체송에 주로 나타나고, 점점 발달한 이후에는 통상문에까지 적용되었습니다.

 

트로푸스는 10, 11세기에 수도원을 중심으로 번성하였습니다. 특히 그 중심지는 수도승 투오틸로(Tuotilo, 950년 사망, 트로푸스 작곡가로 유명)가 있었던  스위스의 성 갈렌(St. Gallen) 수도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로푸스는 기존의 성가를 왜곡했다는 비난과 함께 12세기 이후부터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위의 <예수부활 대축일의 입당송>보다 더 확대된 예시가 있는데, 그것은 예수부활 대축일 미사의 입당송 바로 전에 불렸던 10세기의 대화체 트로푸스입니다. 이 것이 더욱 발달하여 전례극으로 발전하였습니다. 그 대화체 트로푸스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천사가 3명의 마리아에게 "너희들은 이 곳에서 누구를 찾느냐?"라고 묻자, 3명의 마리아는 "나사렛의 예수입니다"라고 답합니다. 곧이어 천사가 말하기를 "그는 이곳에 계시지 않다. 그의 말씀대로 살아나셨다. 가서 전하라. 그는 무덤에서 승천하셨다고(마르코 16:5-7)."

 

천사와 3명의 마리아가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된 이 대사는 노래로 불렸고 적절한 동작까지 첨가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크리스마스 때 노래했던 여러 트로푸스도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져 이후의 전례극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전례극은 교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유일한 연극일 뿐만 아니라 매우 작은 형태의 오페라와 비교되기도 합니다.

 

2) 부속가

 

부속가는 "sequentia"라는 라틴어에서, 즉 "sequor(다음에 오다)"라는 단어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이렇게 명명 된 이유는 부속가가 알렐루야의 바로 다음에 나오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렇지만 부속가가 처음부터 어떻게 파생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은 있을 뿐 잘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부속가는 일반적으로 유빌루스(알렐루야 멜리스마 부분)에 가사를 붙이면서 발생한 일종의 트로푸스였습니다. 그러나 곧 부속가는 완전히 독립된 형태의 가사와 음악 구조를 지닌 성가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약 9세기 중엽에 만들어진 부속가는 12세기 중엽에 절정에 이르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부속가들이 트리엔트공의회(1545~1563)에 의해 전례 의식에서 부르지 못하게 되면서 단 4개의 부속가만 허용되어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4개의 부속가는 첫째, 예수부활 대축일 때 부르는 <파스카 희생제물>

둘째, 성령강림 대축일을 위한 <오소서 성령님>(Veni Sancte Spiritus)

셋째, 성체축일을 위한 <찬양하라 시온이여>(Lauda Sion)

마지막으로 장례 미사인 레퀴엠에 포함되어있는 <분노의 날>(Diesirae)입니다.

 

이 중에서 <파스카 희생제물>은 개신교의 찬송가 <그리스도는 무덤에 계셨으나> (Christ lag in Todesbanden)의 모티브가 되었고, <분노의 날>은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이나 현대음악의 작곡가들에게도 사용될 만큼 많은 인기를 누린 성가곡이었습니다. 반면,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금지된 부속가인 <아들 예수 높이 달린 십자가 곁에>(Stabat Mater)는 18세기가 되면서 다시 전례음악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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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중세 음악이론 : 귀도 다레초(Guido d' Arezzo, 991년 경 ~ 1050년 경)

 

출처 : [음악칼럼] &lsquo;도레미&rsquo; 명칭은 어디에서 왔을까?:성남시 시정소식지 비전성남 (seongnam.go.kr)/Guido d' Arezzo

 

중세시대에 집필된 『미크롤로구스』(Micrologus)는 '작는 논문'이라는 의미의 음악이론서입니다. 이 책은 후대의 많은 음악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이 책을 집필한 저자는 귀도 다레초입니다. 귀도 다레초는 1025년~1028년 사이에 이 음악이론서를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있고, 성악가들을 위한 매우 실제적인 내용을 담고있으며, 기초 음악 이론과 작곡법까지 다루고 있습니다. 귀도 다레초는 현재의 계명창을 개발한 것으로도 매우 유명한 사람으로, 그가 쓴 편지를 보면 스스로가 자신의 발명품을 얼마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의 선배들이 그토록 어렵게 배워야했던

바로 그 성가들을 우리의 후손들은 훨씬 쉽게 익힐 수 있게 될 것이며,

그것을 가능케 한 나와 나의 동료들이 축복받으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귀도는 세례 요한의 축일을 위한 찬미가인 《너의 시종들이 마음껏》(Ut queant laxis)에서 가사의 각 구절의 시작이 음계의 6음과 일치한다는 것을 알고, 그 음들로 시작하는 가사 음절, Ut, Re, Mi, fa, Sol, la의 6음절을 따와서 음이름을 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음의 이름들을 사용할 경우, 지금까지는 10년이 걸렸던 것을 이제는 1년 안에 모든 성가를 배울 수 있다고 귀도는 말했습니다. 계명창의 발명은 귀도 이후에 6음 체계(hexachord system)가 정립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6음 체계는 Ut, Re, Mi, fa, Sol, la이고, 미와 파는 반음).

 

출처 : 귀도 다레초(995? - 1033)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귀도 다레초의 계명창

 

 

1) 6음 체계

 

6음 체계란 여섯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음계입니다. 지금의 계명창과 비교하면 'Do'대신 'Ut'이라고 명명했고, 'Si'에 해당하는 음이 없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의 서양 음계는 미-파, 시-도의 두 개의 반음이 있지만, 6음 체계에서는 미-파 하나의 반음만 존재합니다. 이 여섯 가지의 음을 연속적으로 이어서 만든 것을 귀도의 음역(Guidonian Gamut)이라고 합니다.

 

 

이 음역에서 임시표가 사용된 음은 Bb음밖에 없습니다(현대식으로 말하자면), 그 이유는 F음에서 'Ut'으로 시작하는 6음 체계에서 '마-파'사이를 반음으로 만들기 위해선 B음을 반음 내려야 했기 때문입니다(F-G-A-Bb-C-D). 그래서 그레고리오 성가의 악보를 보면 Bb음을 제외한 다른 반음계의 음을 찾을 수 없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Bb은 변화음이 아닌, 정상적인 음계의 구성음으로서 인식되어왔다는 것입니다.

 

2) 기보법

 

귀도 다레초는 1030년 경에 모든 음들이 선 위나 선과 선 사이에 위치하도록 표기하는 방법을 고안하였습니다. 그 이후 14세기경부터는 현재 사용하고 있는 5선보가 등장하였습니다. 초기 성가는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9세기 경부터 기호라는 의미의 '네우마(neuma, 그리스 어)'라는 부호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네우마는 음악 필사본 가사 바로 위에 보표 없이 그려졌고, 상대적인 음의 높고 낮음을 암시할 수 있도록 조그맣게 표시하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즉, 이 당시의 기보법은 정확한 음높이를 표시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미 알고 있는 성가를 기억해 내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정도의 소극적인 역할이었습니다.

 

출처 : 알쓸신클-뇌가 섹시해지는 클래식 019 (brunch.co.kr)/930년 경 사용된 네우마 기보법

 

11세기 경에 이르러 지금의 악보와 유사한 5선보의 초기 형태라고도 할 수 있는 2선보 혹은 4선보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는 C음과 F음을 표시하는 음자리표도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음높이는 상당히 정확하게 기보될 수 있었지만, 각각의 음 길이까지는 표시할 수 있는 기보법은 아직 발달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음 길이는 이후 다성음악이 등장하면서 부터 발달되었습니다.

 

출처 : 중세 음악 (namu.moe)/네우마 기보법


중세음악의 요약

 

종교 중심의 사회였던 중세시대는 교회음악이 비교적 크게 발전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교회음악은 대체로 교회 의식을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이 때는 아직 작곡이라는 명확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성가는 작가미상으로 남겨져 있고, 악보도 네우마 기보법이 발달되기 이전에는 구전으로밖에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중세시대의 종교음악가들은 방대한 양의 성가를 정리하기 위해 교회선법이라는 이론을 개발하였고, 그 개발된 선법은 서양음악의 기본인 음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중세의 많은 문학 작품들이 성경을 바탕으로 창작된것과 같이 초기 중세시대의 그레고리오 성가는 이후에 새롭게 창작된 다성음악에 기초가 되었습니다. 또한 성경 말씀을 노래하는 종교음악은 자연스럽게 가사를 포함해서 부를 수 있는 성악음악이 중심이 되었고, 악기를 사용하는 기악음악은 주로 세속음악과 함께 발전하였습니다.

 

▶ 트로푸스 : 기존에 있던 성가 앞, 중간에 새로운 가사와 선율을 끼어 넣은 것

▶ 부속가 : 유빌루스(알렐루야의 멜리스마 부분) 에 가사를 붙인 트로푸스, 이후에 독립된 형태의 가사, 음악 구조를 가진 성가로 발전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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