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트럼펫의 실전 기술 중 하나인 립슬러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렸습니다. 립슬러는 연주의 매끄러움과 유연성을 위해 반드시 연습해야 할 테크닉입니다. 이 테크닉을 연주할 때 많은 요소들도 필요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바로 릴렉스입니다. 이 릴렉스는 테크닉 뿐만 아니라 다른 테크닉이나 소리를 낼 때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입니다. 그러므로 트럼펫 연주를 하는 연주자도, 트럼펫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분들도 반드시 릴렉스가 된 후에 연주를 해야 합니다. 그럼 오늘은 트럼펫을 연주하기 위해 릴렉스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왜 릴렉스가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드리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1. 릴렉스(Relax)가 중요한 이유
릴렉스는 휴식을 취하다, 안심하다, 긴장이 풀리다라는 의미로 트럼펫에서 릴렉스란 '긴장을 풀다'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연주를 위해서는 긴장되고 경직된 몸이 아닌 채로 연주를 해야한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혹시 수 십, 수 백 명 앞에서 발표를 하거나 노래를 불러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때 긴장되고 떨려서 호흡이 가빠지고 심장이 빨리뛰는 것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다른 비슷한 경험들이 있으실 겁니다). 바로 그러한 것을 흔히 '무대공포증'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무대공포증이 발현되면 자신도 통제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여 자기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긴장이 풀린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연주자에게는 중요한 습관이자 스킬입니다.
그럼 릴렉스가 중요한 몇 가지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완만한 연주를 위해서는 반드시 릴렉스 된 상태에서 연주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가쁜 호흡때문에 원만한 연주가 어려워집니다. 그럼 열심히 습관화 시켜왔던 복식호흡도 구현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호흡 자체가 무너지게 되고, 연주 내내 밸런스가 무너져 실패한 연주를 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된 호흡과 편안한 자세 등을 유지할 수 있는 릴렉스 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릴렉스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연주 시에 불필요한 힘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필요한 힘이 가해지는 것은 팔의 힘이 강하게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강하게 들어간 힘은 엠보셔를 만들고 있는 근육, 입술에 부담이 가해지게 됩니다. 그렇게 힘으로 인한 피로감을 느낀 입술은 금방 지칠 수 있게 되고, 입술 또한 이빨에 눌리면서 자국이 나거나 심하면 찢어지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의 힘을 발휘하여 연주하는 습관보다는 최소한의 힘을 사용하여 연주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힘을 빼야 하기 때문에 릴렉스가 되어야만 합니다.
셋째, 긴장을 했다는 것은 평소와는 다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발표하는 상황이 아닐땐 간단하고 명료하게 설명할 수 있었던 내용들이 발표를 하면 잘 생각나지 않고 설명에 어려움을 느끼셨던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처럼 악기를 불 때도 평소 연습하던대로 연주하려고 하지만, 짧은 호흡과 빠른 심장떨림,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악보 등으로 실력 이하의 연주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상황을 극복하려는 것은 좋은 시도일 수 있지만, 생각보다 그런 상황이 많이 만들기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릴렉스 된 몸을 만들어야 합니다.
2. 릴렉스를 위한 방법
잠을 자기 위해선 반드시 릴렉스 된 상태여야 합니다. 호흡이 가쁘거나 긴장이 된다면 쉽게 잠이 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연주도 마찬가지이고, 어떤 모든 것을 할 때에도 릴렉스된 상태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자기 자신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몇 가지 팁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자기 자신을 세뇌시키고 최면을 걸어야 합니다. 단어에 포함된 의미 때문에 거북하게 들리실 수 있지만, 건강한 세뇌, 필수적인 최면 정도로 생각하시면 좀 더 마음이 편안하실 겁니다. 쉽게 설명드리자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펜싱선수 박상영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10:14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을 긍정적으로 최면을 걸면서 경직된 몸을 풀고, 안정되고 이성적인 판단이 가능한 상태로 돌려놓음으로써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연주자는 연주 직전부터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응원하면서 릴렉스 된 상태를 유지시켜야만 합니다. 또한 평소에도 릴렉스를 위해 편안한 상태를 만든 뒤에 연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 같은 경우 안정된 상태를 만들기 위해 잠자기 호흡법으로 예열을 하곤 합니다. 잠들기 전에 편안한 호흡을 해야 잠에 드는 것 처럼 깊게 호흡을 몇 차례 하게 되면 몸이 나른해 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빨리 뛰던 심장이 점점 적게 뛰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연습법도 도움이 되실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방법들을 찾아서 안정된 자신의 루틴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둘째, 긴장상황을 극복해야 합니다. 발표를 할 때 긴장이 되면 잠깐 숨을 돌리면서 긴장상황을 이겨낼 수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연주는 순간 예술이기 때문에 자기가 쉬고 싶다고 해서 언제든 쉴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연주 중 긴장상황을 이겨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자는 연주 중 긴장상황과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이겨낼 수 있는 방안들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대학교를 다녔을 때 무대공포증이 심한 편에 속했습니다. 그래서 학교 초반에는 약을 먹어 상황을 극복하기도 했지만, 점점 약에 의존하는 제 모습이 싫어 다른 방안을 찾아내곤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방법이 1주일에 한 번씩 작은 발표회를 열어서 긴장 상황을 이겨내는 것이었습니다. 교내에 실기곡을 준비하는데, 어떤 피드백을 원하는 친구나, 저처럼 긴장 상황을 이겨내고 싶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2~3시간정도 자체적으로 연주회를 가지고 그들 앞에서 연주를 하면서 긴장상황을 떨쳐내곤 했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것이 가능하시다면 해보시는 것을 적극 권장드립니다.
혹여 그게 어려우실 경우에는 녹음을 추천드립니다. 녹음이란 상황은 평소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녹음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도 떨리는 일이기에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기를 틀어놓고 안정된 연주를 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에 속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긴장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하셔서 릴렉스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 완벽한 준비가 최선의 방안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실기곡을 준비했을 때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이 충만했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떨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특정 부분의 연습을 제대로 못했거나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았다면 그 전부터 그 생각에 불안함을 떨치질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꼼꼼하고 완벽하게 준비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제 연습 방법을 설명드리자면, 먼저 저는 2~4마디씩 끊어서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분이 완벽하게 숙지가 되었고 어느때고 만족할 만큼의 연주를 할 수 있다면 다음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곡의 전체를 연습했다면 크게 10부분 정도로 나누어 똑같이 연습을 하고, 다음은 3부분, 그리고 전체를 연주하는 방식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길고 지루한 연습을 한 후라면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차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그렇게 연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시행착오들을 경험해왔기 때문에 실기 당일날에 어떤 실수가 일어나도 심적으로 크게 요동칠 일이 없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연주일수록 시간을 더더욱 많이 할애하시어 연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겉으로만 보면 실기를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되실 수 있지만, 이 실기곡을 연습함에 따라, 그리고 그 연습 시간, 연습 량으로 인해 질적인 발전을 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연습을 한 번이라도 해보셨다면 정말 뼈가 되고 살이 된다는 말의 의미를 직접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번거롭고 지겹고 힘들더라도 이렇게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릴렉스가 왜 중요한지, 그리고 릴렉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릴렉스는 연주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일을 할 때에도 안정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심리적으로도 릴렉스는 중요하기 때문에 이 점에 대해서 말씀드렸던 것입니다. 저는 무대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이겨내긴 했지만, 가끔 교회에서 특송을 부를때(악기로 연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때와 동일하게 무대공포증을 경험하곤 합니다. 즉, 무대공포증은 몇 번 이겨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무대공포증을 이겨내기 위해선 끊임없는 연습과 잦은 긴장상황을 통해서 자신만의 긴장 완화 루틴을 만들어내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릴렉스하는 방식을 터득하게 되면 연주할 때 편안할 뿐만 아니라 엠보셔의 피로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짧은 설명을 보시고 다양한 자신만의 임상적 경험을 통해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트럼펫'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럼펫 실전편(2022.06.23)-핑거링 (0) | 2022.06.23 |
---|---|
트럼펫 실전편(2022.06.16)-연주자의 자세 (1) | 2022.06.16 |
트럼펫 실전편(2022.06.06)-립슬러 (0) | 2022.06.06 |
트럼펫 실전편(2022.06.01) - 웜업(Warm-up) (0) | 2022.06.01 |
트럼펫 실전편(2022.05.27) - 입문서 2/2 (0) | 2022.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