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론

20세기 음악미학의 역사 1/2(2023.04.14)

작은대학교 2023. 4.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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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부터는 서양음악사와 음악미학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최근까지 업로드 해드렸던 글들은 거의 19세기, 20세기의 음악사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악사조들이 미술과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미술을 통해 발전하는 모습을 보았다면, 이제는 음악적 입장에서 왜 그렇게 변화되어갔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는 것이 이해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부터는 음악미학, 특히 20세기 음악사를 다루고 있는 지금 19세기의 음악미학보다는 20세기가 더 좋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에 먼저 20세기의 음악미학을 알아보고 19세기를 다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잘부탁드립니다!


Ⅰ. 20세기

 

20세기의 음악미학은 18 ~ 19세기의 음악미학을 거부하는 흐름으로부터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20세기의 음악은 제1, 제2차 세계대전 등으로 인해, 그리고 급격한 발전으로 인해 그 어느때보다도 다양하고 폭넓은 변화가 일어났기 때문에 '20세기의 음악미학은 무엇을 원하는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어떤 것을 거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주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20세기의 음악미학이 18 ~ 19세기의 음악미학을 거부하는 흐름으로부터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거부하는 것 중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것은 3화음의 붕괴입니다. 물론 20세기에도 3화음을 어느 정도 사용하긴 하지만, 19세기에 사용했던 기능적 화성 구조는 상실되었습니다.

 

반면, 20세기는 음악을 포함한 모든 예술 분야에서 이전 시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던 시기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20세기의 음악은 19세기의 음악에서 거부된 모든 소리들을 모두 포용합니다. 따라서 20세기에 등장하는 예술은 기존의 것을 허무는 과정으로부터 생성되었습니다. 즉 과거 미학의 파괴가 곧 새로운 미학의 시작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과거의 것을 생각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기피하였습니다. 또한 감정적으로 기대되는 것은 일부러 파괴하기도 하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당시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글귀입니다.

 

 

"이태리로부터 우리들은 우리의 선언문을 열광적이고 불같은 강력함을 가지고 세상에 던진다.

이 선언문으로 우리는 미래주의를 기초한다.

이는 우리가 이 땅을 교수, 고고학자, 관광안내자, 골동품상들과 같은 암적 존재들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한다.

[중략]

진실로 내가 당신들에게 말하는 것은 예술가들에게 해로운 것이며,

이는 마치 부모가 너무 오랫동안 자식들을 자신들의 감시 하에 두어 그들의 천재성과 의지가 힘을 못 쓰게 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죽어 가는 자들, 병자들, 포로들에게는 효과가 있을지 모른다.

과거가 이들의 고통을 덜어줄 특효약이 될 수 있으리라,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미래가 없기 때문에.

그러나 젊고 강한 미래주의자들인 우리는 과거에 관해 아무 것도 알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므로 손이 탄 유쾌한 방화자들이여 오라! 여기에! 여기로! 여기 도서관의 서가에 불을 지르라!

운하의 힘을 끌어 당겨 박물관들을 수장시켜라!

오, 그 유명한 그림들이 물 속에서 찢어지고 바래지는 것을 보는 것은 얼마나 큰 기쁨인가.

갈고리와 도끼와 망치로 파괴하라. 무자비하게 그 영광스런 도시들을 파괴하라!

지금 우리 중 가장 나이 많은 자들이 30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작업을 완수할 시간이 최소한 10년은 남아 있다.

우리들이 40세가 되면 젊고, 더 활동적인 청년들이 우리들을 쓸모 없는 원고지처럼 쓰레기통에 버려도 된다.

우리들은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이 인용문은 1909년 2월 20일 파리에서 발간되었던 신문인 『르 피가로』에 기고된 한 미래주의자의 선언문입니다(작성자 Emilio Filippo Tommaso Marinetti). 이 기고문은 예술 분야의 혁명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전에는 이와 흡사한 글이 예술 분야에서는 나와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출처 : 필리포 토마소 마리네티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마리네티
출처 : 미래주의 선언문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Poesia (잡지) 에 실린 영어 버전 미래주의 선언문의 첫 페이지

 

 

미래주의자들은 이탈리아 북부의 젊은 예술가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시인과 화가, 음악가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전통적 유물이 넘쳐나는 이탈리아에서 과거 조국의 화려함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자라난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붇지 않는 사회에 대해, 그리고 오로지 과거의 것만을 정답으로 삼는 사회에 대해 분노하였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과거를 숭상하는 사회에 분노하여 이런 선언문을 작성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미술과 음악 등의 방식으로 예술을 구분하는 것도 거부하였습니다. 그 결과 문학가는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시인도 음악을 작곡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그리고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위해 어떠한 과거에 예외를 두지 않고 힘껏 비난하고 거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미래라는 것이 미래주의 미학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미래주의자들이 예술에 사용하고자 했던 요소 중 하나는 기계화된 미래였습니다. 그래서 미래주의 음악가들은 기계의 소음마저도 음악의 일종으로 생각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루이지 루쏠로는 소음의 음악을 위해 기계 악기도 고안해냈고, 음악도 작곡했습니다. 사실 미래주의자들이 음악에 미친 영향은 거의 없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주 영향이 없진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그들과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 점점 많이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다이즘, 퍼포먼스 예술, 음향작곡, 아방가르드 등과 같은 장르는 미래주의자들이 추구했던 것과 유사한 목적,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출처 : 음악미학. 홍정수, 오희숙 지음. 음악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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