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르네상스 시대의 기악음악 1/3(2022.06.30)-르네상스 악기들

작은대학교 2022. 6. 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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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르네상스 시대에 있던 기악음악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세시대에는 종교적인 이유로 인해 기악음악이 잘 연주되어지지 않았을 뿐더러 기보법이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악음악이 크게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르네상스시대가 되면서 개신교, 카톨릭교, 세속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발전들이 이루어지기 시작했고, 기악음악에서도 새로운 형태의 장르들이 발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럼 르네상스 시대에 어떤 악기와 어떤 장르가 사용되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Ⅸ. 기악음악과 베네치아 악파

일반적으로 중세시대와 르네상스시대는 성악음악이 성행한 시대로 알려져 있고, 또 현존하고 있는 그 당시의 악보들 또한 성악음악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이 시대에는 성악음악 뿐만 아니라 여러 종류의 악기들을 위한 새로운 기악음악 장르들이 발달되기 시작한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중세시대에도 성악음악의 연주에 악기들이 사용되었던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 중세시대에 사용된 악기들은 다성음악의 한 성부를 연주하거나 성악 성부와 같은 음을 연주하여 음향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성악 선율을 장식하여 전주와 후주, 간주로 연주되기도 했습니다. 중세시대의 필사본들 중에서 종종 성악곡을 건반악기로 연주하도록 편곡된 작품들도 가끔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기악음악이 단독으로 연주되기도 했던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춤이나 팡파레 등, 주로 파티에서 연주되어왔던 것으로 추측되며, 많은 경우에 성악 선율을 사용해 즉흥적으로 연주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악보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보다 더욱 많은 기악연주들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기악곡 악보들이 이전 시대보다 더 많이 남겨지게된 이유는 기악곡의 연주가 급증해서가 아니라, 르네상스 시대부터 기악곡을 필사하기 시작하였기 때문입니다.이러한 점은 기악곡의 위치가 좀 더 향상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 입니다.

 

출처 : [르네상스 음악] 악기 - 개관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프레토리우스의 『음악논서』 중 제 2권 『악기론』, 1620년에 실린 판화

르네상스 시대에는 기악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기악을 위한 악보 뿐만 아니라 악기에 대한 설명이나 악기의 연주법을 알려주는 책들도 출판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악보나 악기들도 그 책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고 음정이나 조율, 즉흥연주에 관계되는 문제점들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악기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가지고 있던 가장 중요한 책으로는 바로 미카엘 프레토리우스(Michael Praetorius, 1571년 ~ 1621년)의 『음악논서』(Syntagma musicim, 1618)의 제 2권인 『악기에 관하여』(De organographia, 1620)인데 이 책 속에는 위의 그림처럼 42개의 목판화로 된 악기 그림들이 실려 있습니다.

 

1. 르네상스의 악기들

 

르네상스 시대에는 대부분 같은 종류로 된 악기들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차례로 만들어졌고, 3개에서 8개가 '한 벌'의 악기(consort of instruments)를 이루어 사용되었습니다. 이렇게 구성된 악기들이 소프라노부터 베이스 성부까지 모든 음역이 통일된 음색으로 연주될 수 있도록 합니다. 이 당시 대부분의 곡들은 '성악과 악기를 위하여'(per cantare e sonare)라고 했기 때문에 연주자의 재량, 형편대로 성악과 기악을 섞어서 연주하거나 기악만으로 연주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관습들은 르네상스 시대의 후반기 까지 계속 되었다가 지오반니 가브리엘리(Giovanni Gabrieli, 1554, 1557년 경 ~ 1612년)가 악보에 특정한 악기를 지시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1) 관악기

 

르네상스 시대에 주로 사용되었던 관악기는 리코더(recorder), 크롬호른(cromorne 또는 krummhorn), 쇼옴(shawm), 코르넷(cornett), 트럼펫(trumpet), 그리고 색벗(sackbut) 등으로 볼 수 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리코더는 리코더의 독주형태보다는 3 ~ 4중주의 앙상블 연주로 사용되었습니다. 크롬호른은 겹리드로 된 J 모양의 목관악기로 6개가 한 벌을 이루고 있습니다. 오보에의 전신인 쇼옴 또한 겹리드로 된 악기로 6개가 한 벌로 되어 있습니다. 작은 호른인 코르넷은 3개가 한 벌인 목관악기로 색벗, 오르간과 함께 합창음악을 보완하는 역할에 사용되었습니다. 트럼펫은 고대부터 있었던 악기로 야외 연주와 성을 지키는 군인들에게 신호를 주기 위해 사용되었지만, 1480년 경부터는 실내 앙상블에서도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트롬본의 전신인 색벗은 15세기 중엽부터 부르고뉴 지방과 네덜란드 궁정에서 코르넷, 오르간과 함께 합창 음악 성부를 연주하거나 궁정의 밴드에서 사용되곤 하였습니다. 

 

2) 현악기

 

① 비올(viol)

비올은 독주, 앙상블에 사용되는 악기로 1570년대부터 스페인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후 유럽 여러 나라들에 퍼져나가기 시작하였고 1750년 경까지 많이 사용되어진 악기입니다. 비올도 관악기들과 비슷하게 높은 음역에서부터 낮은 음역까지 6개의 악기가 한 벌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금의 바이올린에 해당되는 크기의 비올은 비올라 다 모레, 비올라 다 브라치오라고 하며, 첼로에 해당되는 비올은 비올라 다 감바라고 합니다. 바이올린의 전신인 비올은 6개 내외의 현(G-C-F-A-D-G)이 있고, 기타처럼 지판에 반음 간격으로 프렛(fret)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비올은 바이올린보다는 줄이 느슨해서 음량이 작지만 잘 공명되는 편이며, 음색이 부드럽고 섬세하기 때문에 다성음악의 짜임새를 잘 표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액센트의 연주는 쉽지 않기 때문에 춤곡에서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출처 : 비올족 - Wikiwand/비올 족

 

 

② 류트

르네상스 시대에 가장 인기있는 악기 였던 류트는 그 시대에 교양 있는 숙녀라면 누구나 연주할 줄 알아야 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악기였습니다. 500년 전부터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었던 류트는 16세기에 와서 크기가 다른 소프라노와 테너, 베이스 류트도 만들어졌습니다. 류트도 비올처럼 지판에 프렛이 있고, 지판 끝에 줄을 감는 부분이 직각으로 꺾여있다는 것이 특징이며, 뒷 판은 바가지를 엎어놓은 것처럼 둥글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스페인 류트 비우엘라(vihuela)는 기타처럼 앞과 뒷 판이 평평한 몸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16세기의 류트에는 주로 11개의 현이 있는데, 이들은 동음이나 옥타브로 조율되어 2줄씩 짝지어진 5쌍과, 한 줄을 따로 말아 사용하는 한 쌍, 총 6갈래(course)로 되어 있습니다. 류트의 음색은 작고 부드럽기 때문에 음악회장보다는 실내연주에서 사용하는 것이 더 적합하고 독주와 앙상블, 그리고 노래반주에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출처 : `류트의 매력 느껴보세요` - 부산일보 (busan.com)/류트

 

류트 연주를 위한 악보는 보표에 표시되는게 아니라 류트의 각 줄 위에 손가락 위치를 숫자 또는 기호로 표시하는 타블라튜어(tabulature)로 기보되었습니다. 아래의 악보는 로빈손(Rhos Robinson)의 《리체르카레》 타블라튜어와 이를 현대악보로 옮겨 기보한 것입니다.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로빈손의 《리체르카레》 타불라튜어와 이의 현대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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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반악기

 

오르간을 제외한 건반악기들은 일반적으로 쳄발로(cembalo)라고 부르는데, 이 쳄발로는 클라비코드(clavichord)와 하프시코드(harpsichord) 두 가지 종류의 건반악기로 나뉩니다. 먼저 클라비코드는 건반을 누르면 금속의 장치가 줄을 때려 소리가 발생하고, 하프시코드는 깃털로 만들어진 채가 줄을 뜯으면서 소리가 발생합니다. 하프시코드는 모양과 구조의 차이에 따라서 클라비쳄발로(clavicembalo), 클라브생(clavecin), 스피넷(spinet) 또는 버지날(virginal)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반면 오르간은 중세시대부터 계속 중요한 악기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오르간을 위한 새로운 작품들이 다양하게 작곡되었습니다. 특히 교회 오르간은 마그니피카트나 미사의 고유문 음악에서 시편의 각 절을 성악과 교대로 연주하는 방식으로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4) 타악기

 

르네상스 시대의 타악기들은 주로 종교의식과 군대에서 신호를 보낼 때, 군대에서 군인들을 격려할 때, 그리고 춤을 출 때 사용되었습니다. 이 시대에 사용되던 타악기의 종류도 다양한데, 먼저 크고 작은 종(bell)들, 심벌즈(symbals), 작은 북(side drum), 탬버린, 덜시머(dulcimer), 트라이앵글, 팀파니 등이 있습니다. 여기서 덜시머는 그 당시 유행하는 타악기로, 고정된 쇠줄을 막대기로 때리면서 소리를 발생시키는 악기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기악의 연주를 악보로 남기기 시작했지만, 이 시대의 타악기는 악보가 없이 즉흥적으로 연주되었던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originWidth":1280,"originHeight":720,"style":"alignCenter","width":691,"height":389,"caption":"출처 : Beginner's Guide to Hammered Dulcimers

르네상스 시대의 악기들도 14세기처럼 '음량이 큰'(haut) 악기와 '음량이 작은'(bas) 악기로 구분했는데, 음량이 큰 악기 군에는 쇼옴, 코르넷, 트럼펫, 크럼호른과 색벗, 그리고 심벌, 드럼, 작은 벨 등 타악기들이 있으며, 음량이 작은 악기군에는 하프, 비올, 류트, 살터리, 소형 오르간 그리고 리코더 등이 있습니다. 이 시대에는 현악기보다는 관악기의 수가 많았고, 이 악기들은 현대의 악기에 비하면 음량이 작지만 잔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입니다.


▶ 타블라튜어 : 류트의 각 줄 위에 손가락 위치를 숫자, 기호로 표시하는 기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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