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바로크시대 기악음악 2/5(2022.07.21)-모음곡

작은대학교 2022. 7. 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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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기악음악의 한 장르였던 모음곡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바로크의 기악장르

 

바로크 시대 초기의 작곡가들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전해내려왔던 기악적 유산을 성숙시키기도 했지만, 새로운 종류의 기악 작품들을 새롭게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연주된 주요 기악음악 장르로는 춤반주를 위한, 또는 감상용으로 양식화되어 작곡된 춤곡과 모방대위적 짜임새를 가진 곡, 변주기법을 주로 사용하는 곡, 즉흥적 양식을 사용하는 곡 등이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은 춤 리듬을 따라서 곡을 짝지어 놓던 르네상스 시대의 관습에서 더 나아가 여러 곡들을 서로 긴밀한 유기체가 될 수 있도록 결합시키는 과정을 통해 일정한 순서로 정형화 시켰습니다. 이렇게 정형화 된 기악음악의 장르를 '춤모음곡'(dance suite)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또한 '푸가'(fuga)와 '소나타'(sonata)라는 장르를 정형화시켜 발전시켰는데, 이 두 종류의 장르는 모방대위적 짜임새의 르네상스 시대 기악곡이었던 리체르카레(ricercare)와 칸초나(canzona)에서 완성한 것이고, 리체르카레와 칸초나 또한 성악 모테트와 샹송을 기악곡으로 편곡하는 작업을 거치면서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변주나 즉흥연주는 르네상스 시대부터 성악장르와 기악장르 모두에서 나타나던 일반적인 관습이었습니다. 이러한 관습은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을 통해 몇 가지의 기악장르로 계승되었는데, 즉흥연주 방식은 '토카타'(toccata), '판타지아'(fantasia), '파르티타'(partita), '전주곡'(prelude)이라는 이름으로 정착하였고, 변주 방식은 '파사칼리아'(passacaglia), '샤콘느'(chaccone), '주제와 변주'(theme and variations) 등으로 주어진 선율 또는 화성에 기초하는 곡들로 발전되었습니다.

 

바로크 시대 고유의 성악장르였던 오페라에서 반주 뿐만 아니라 서주(sinfonie)와 간주(ritornello)도 연주하면서 발전하게된 오케스트라는 두 종류의 새로운 기악음악 장르를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는데, 이 장르들은 지극히 바로크적인 기악 합주 장르로 알려져 있는 '협주곡'(concerto)과 고전시대에 교향곡으로 성장하게 되는 '서곡'(overture)입니다.

 

1) 모음곡(suite)

 

바로크 시대의 등장하게 된 '모음곡'이라는 장르는 여러 개의 춤곡을 한데 모아놓은 작품입니다. 모음곡은 춤을 출 때 반주를 해주는 기능적인 역할을 해주던 곡들을 묶은 것으로, 춤의 특성상 빠르기와 분위기의 변화가 있는 장르입니다. 바로크 시대에 춤이란 귀족 뿐만 아니라 중산층 사람들에게도 대중화 되었던 오락이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당시 유행하던 여러 춤곡들이 바로크 시대의 오페라, 특히 발레가 중요한 요소였던 프랑스의 오페라에서 화려하게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쟝 밥티스트 륄리의 춤곡들은 프랑스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았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그의 춤곡을 모방하였습니다. 

 

춤 모음곡의 역사는 바로크 시대의 국제주의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당시에는 국가 간에 음악가의 이동이 자유로웠을 뿐만 아니라 흔한 일이었으며, 그들은 국적, 나라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춤곡들을 한 벌로 모아 춤반주 뿐만 아니라 연주, 또는 감상용으로까지 양식화된 작품을 쓰기 시작하였습니다. 각 곡들의 특징적인 양식은 먼저 프랑스에서 확립되었지만, 이런 춤곡들을 모아서 모음곡이라는 하나의 음악적 조직 형태로 만들어낸 나라는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에서 활동했던 작곡가들은 다른 나라에서 작곡된 춤곡들을 조 또는 주제로 관련시켜 하나로 묶는 관습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1617년에는 요한 헤르만 샤인(Johann H. Shein, 1586년 ~ 1630년)이 『향연 음악』(Banchetto musicale)이라는 중요한 앙상블 모음곡을 출판하였는데, 여기에는 20개의 모음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모음곡들은 계속저음 악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5개의 독주악기를 위한 느리고 빠른 춤곡 4개로 구성되어 있고, 어떤 곡에서는 앞에 서주(Intrada)가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특히 많은 모음곡에서 그 안에 하나로 묶여있는 춤곡들이 모두 같은 조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같이 사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7세기 중엽에 이르면, 클라비어를 위한 모음곡이 독일에서 대중화되었으며, 상당히 표준적인 구성을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바로크 시대 후기에는 모음곡이 음악 양식적으로도 비교적 정형화되게 됩니다. 첫 악장인 '알르망드'(allemande)는 독일의 춤으로 보통빠르기의 2박 계통의 곡으로 구성됩니다. 알라망드는 짧은 상박으로 시작하고, 음계적 음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둘째 악장은 '쿠랑트'(courante)이며, 첫 악장의 주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프랑스 춤곡인 쿠랑트는 일반적으로는 보통빠르기 3/2 또는 6/4박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쿠랑트의 이탈리아 형태는 '코렌테'(corrente)이고, 빠르고 화성적 양식인 3/4 또는 3/8박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쿠랑트가 코렌테에 비해 좀 더 미묘한 당김음과 대위적인 짜임새로 좀 더 양식화되어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셋째 악장은 '사라방드'(sarabande)로, 스페인의 춤곡이며, 3박자 계통의 느린 곡입니다. 이 곡은 앞의 두 악장들보다는 위엄이 있고 화성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마지막 악장은 '지그'(gigue)로, 영국의 춤곡이며 6/8 또는 9/8박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 곡은 가벼우면서 빠른 리듬으로 종종 부점리듬과 모방적인 짜임새를 가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네 악장의 구성에 또 다시 변화를 준 형태도 존재했는데, 여러 가지 춤곡들이 서주(prelude, overture) 또는 악장 사이에(주로 셋째 악장 사라방드 후에 gavotte, bourree, minuet, chaconne 등) 들어가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각 춤곡들이 나온 뒤에, 특히 사라방드가 나온 뒤에 같은 류의 춤곡이 장식이 되어 다시 한 번 이어져 나오기도 하는데, 이러한 것을 두블(double)이라고 부릅니다. 각각의 악장들은 서로 박자의 빠르기는 다르지만 조는 모두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춤곡 형식들은 반복되는 2부분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춤곡의 리듬과 선율의 특징적인 요소들은 바로크 시대의 다른 기악음악과 성악음악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출처 : [들배 서음사] 바로크시대 기악음악 중 모음곡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춤을 즐기는 바로크 궁정을 그린 회화

 

모음곡의 이런 대중화 및 정형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사람은 요한 야콥 프로베르거(Jakob Froberger, 1616년 ~ 1667년)입니다. 그는 슈튜트가르트의 한 음악 가정에서 태어났는데, 1637년부터 비엔나에서 궁정 오르간 주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로마와 피렌체, 만투아 등에서 지롤라모 프레스코발디같은 이탈리아 출신의 작곡가들에게 사사받은 기록이 남겨져 있으며, 그런 경향은 그의 작품에 잘 녹아있습니다. 그의 작품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음곡 이외에도, 요한 야콥 프로베르거는 하프시코드를 위한 표제적 작품, 그리고 토카타와 판타지아, 칸초나, 리체르카레 등 건반악기들을 위한 작품들도 남겼습니다.

 

독일의 모음곡과는 좀 다른 성향의 모음곡이 프랑스에서 활발하게 연주되었는데, 이 프랑스의 모음곡들은 초기에 류트를 위한, 그리고 이후에는 클라브생을 위한 작품이었습니다. 이 모음곡은 짧은 악곡들의 모음으로, 모두 같은 조로 작곡되었습니다.

 

출처 : 프랑수아 쿠프랭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프랑소와 쿠프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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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유수한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프랑소와 쿠프랭(Francois Couperin, 1668년 ~ 1733년)은 클라브생 모음곡(ordres, 오르드르)을 작곡했던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7벌에 달하는 그의 모음곡은 표준적인 악장 구성과 이름을 가진 것도 있지만, 대부분 짧은 곡들이 느슨하게 짜여있기도 하여, 어떤 모음곡은 20개가 넘기도 하고, <나비>, <사랑의 여왕>, <비한 숙녀> 등 화려한 표제적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표제적 대상으로 삼았던 것은 인물이나 사교계의 여러 단면, 그리고 자연, 민속, 풍자, 감정 등 아주 다양하여 전체 곡목 수는 200여 개가 넘습니다.

 

프랑소와 쿠프랭의 모음곡들은 하나의 완결된 다악장 형태가 아니라 연주가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그의 작품에 들어간 형식도 다양해서 2부분 형식, 롱도, 샤콘느 등으로 나타나며, 류트 연주자들이 개발한 분산양식(style brise)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분산양식은 건반악기 주법 중 아르페지오 짜임새를 말하는데, 류트 같은 악기에 적합했던 양식이 건반악기에 흡수된 것입니다. 프랑소와 쿠프랭의 작품들은 매우 양식화되어진 우아한 작품들로, 섬세한 선율과 풍부한 장식을 가지고 있으며, 약간의 재치도 찾을 수 있습니다. 자기 작품에서 장식음(agrement, 아그레망)들을 아주 세심하게 기보했던 프랑소와 쿠프랭은 이런 장식음 체계를 표준화한 작곡가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루이 쿠프랭과 함께 쿠프랭가(家) 가문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꼽혔던 프랑소와 쿠프랭은 18살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생 제르베(St. Gervais) 교회의 오르가니스트로 일하였습니다. 1723년이 되어 이 자리를 사촌에게 넘겨준 뒤, 마지막 10년 동안은 자신만의 작곡에 몰두를 하는 시기였는데, 이 시기에 쓰여진 작품들이 지금도 현존하는 그의 작품들 중 절반에 해당합니다. 그의 작품은 하프시코드를 위한 모음곡 네 권을 비롯해 오르간 곡과 트리오 소나타 등의 기악 작품들이 대부분이고, 이 외에는 모테트를 포함한 종교음악, 그리고 세속노래가 있습니다.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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