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바로크 시대의 또 다른 기악음악 장르인 푸가와 토카타, 코랄 프렐류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푸가(fuga)
바로크 시대에 등장한 푸가라는 장르는 모방대위적 형식의 가장 완숙한 형태로 17세기 말의 리체르카레를 대치한 것입니다. 리체르카레는 르네상스 시대의 성악곡인 모테트를 따라서 만든 기악곡인데, 모테트와 같이 모방의 짜임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리체르카레는 대부분 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지 않고, 지속적인 모방을 하는 중간 정도의 길이를 가진 곡이었습니다. 종종 모테트의 짜임새를 따라서 여러 개의 주제를 가진 리체르카레들도 있었지만, 대체로 단일 주제를 가지고 있던 많은 오르간 리체르카레가 푸가로 발전되게 됩니다.
푸가는 장단조 체계 확립 이후에 완성된 장르입니다. 푸가는 기본적으로 주제(subject)라고 부르는 한 선율을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이 선율이 한 성부에 처음 주어진 조에서 시작되고, 이어서 다른 성부들이 딸림조 또는 으뜸조로 모방하여 제시하는 방식입니다(딸림조로 주제가 제시되면 그것을 응답(answer)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때 원 성부에서는 대응선율이 붙기 때문에 점점 복잡해지는데, 이렇게 나오는 대응선율을 대선율(countersubject)이라고 부릅니다. 주제를 제시할 때 확대나 축소의 기법, 스트렛토(stretto, 밀착진행)는 흔하게 사용되는 기법입니다. 성부들이 주제를 제시하는 부분은 주제와 상관없는 에피소드(episode)라는 부분에 의해서 분리되기도 합니다.이 에피소드는 종종 주제적 재료나 음계형 장식된 동기로부터 만들어집니다.
푸가는 기본적으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두 부분, 즉 주제와 에피소드로 구성됩니다. 그리고 푸가 중간 부분의 주제 제시는 전조를 통해 다른 조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4. 토카타(toccata)
토카타는 이탈리아어로 'toccare'(만지다, 연주하다)에서 파생되었고, 그 의미는 즉흥 양식인 것을 암시해주고 있습니다. 16세기 초에 성행했던 류트 음악에서 발전되어 바로크 시대의 토카타 형식으로 나타났는데, 이 토카타는 주로 건반악기, 특히 오르간을 위한 장르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토카타는 연주자의 기량을 드러낼 수 있는 적합한 장르이며 특히 즉흥성을 살려야 하는 악곡입니다. 하여 토카타에서는 불규칙한 리듬이나 갑작스럽고 뚜렷한 대비의 짜임새, 음계형 악구의 쉴 새 없는 질주, 트릴이나 턴 같은 장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의 지롤라모 프레스코발디(Girolamo Frescobaldi, 1583년 ~ 1643년)는 초기 토카타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꼽힙니다. 하지만 오르간 토카타는 독일에서 더 많이 발전되었는데, 그 이유는 독일에서 오르간 제작에 가장 앞장섰기 때문입니다. 토카타는 일반적으로 곡 안에 푸가 양식으로 된 부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흔히 전주곡(프렐류드)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독일 뤼벡의 오르간주자이자 독일 전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작곡가들이 직접 찾아왔을 정도로 명성이 높았던 디트리히 북스테후데는 토카타보다는 전주곡의 이름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바로크 시대 후기에는 '프렐류드와 푸가' 혹은 '토카타와 푸가'로 출판된 것들이 있는데 이는 푸가 부분을 중간에 포함하고 있는 단순한 토카타들과 구별하기 위해 사용했던 명칭입니다.
5. 코랄 프렐류드
17세기 후반에서 18세기 초에 활동한 작곡가들은 여러 종류의 작품에 코랄을 기초재료로 사용했습니다. 이 작품 종류들은 루터교회의 예배와 관련되어 있는 기능적인 오르간 곡들인데, '코랄 푸가'(Choral fuga), '코랄 파르티타'(Choral Partita), '코랄 프렐류드'(Choral prelude), '코랄 판타지아'(Choral fantasia) 등이 있습니다.
이 장르들은 그 이름들에서 성격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랄 푸가는 짧은 곡으로, 코랄의 첫 악구를 푸가의 주제로 사용하는 형태입니다. 코랄 파르티타는 코랄 선율을 주제선율로 사용한 변주곡 모음곡이고, 코랄 선율을 사용하는 전주곡(prelude)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코랄 프렐류드는 루터교회의 의식 중 회중 찬송가를 선도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입니다. 루터교회에서 코랄 파르티타의 기능이 잘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프렐류드와 비슷하게 사용되거나 성가대의 참석이 어려울 때 연주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랄 선율을 자유롭게 발전시킨 코랄 판타지아는, 각 악구들이 여러 번 나타나며, 각기 다르게 전개되어 진행됩니다. 이 작품은 예배적인 기능은 없지만, 많은 청중들이 모였던 독일의 도시 뤼벡에서 디트리히 북스테후데가 코랄 판타지아를 연주하면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저녁음악회에서 연주되기도 하였습니다.
같은 코랄 선율들이 바로크 시대의 작곡가들에 의해서 코랄 프렐류드로 만들어져 다성적인 성격을 갖게 되었는데, 특히 <주기도문>(Vater unser im Himmelreich)의 경우 사무엘 샤이트(Samuel Scheidt, 1587년 ~ 1653년), 요한 파헬벨(Johann Pachelbel, 1653년 ~ 1706년)을 비롯한 25명의 작곡가/오르간 주자들의 작품이 있습니다. 코랄 프렐류드는 코랄 선율이 대위적 다성음악으로 처리된 형태로 나타나지만, 어떤 경우에는 상성부에 긴 음가로 그대로 사용되거나 장식이 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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