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바로크시대 음악양식 2/5(2022.07.06)-음악양식

작은대학교 2022. 7.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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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본격적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양식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바로크 시대의 음악양식의 특징은 약 10가지로 구분지을 수 있는데,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바로크 음악양식의 특징

 

바로크 시대의 새로운 음악 양식들은 유럽의 전 지역에서 같은 방식으로 동시에 발전한 것이 아닙니다. 음악 분야에서 양식의 변화는 1560년 경 베네치아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1580년이 되면 이탈리아 전역에 변화된 양식이 퍼졌습니다. 바로크 시대 초기의 수십 년 동안에 이탈리아는 음악의 창조적 활동의 발원지였지만, 프랑스와 독일, 스페인과 영국도 곧 음악 활동의 중심지가 되어 차츰 유럽의 음악을 선도하는 국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정치체제에 따라 조금 다른 음악적인 발전이 이루어졌는데, 강력한 절대국가를 기반으로 궁정의 양식이 지배하는 프랑스, 스페인 같은 나라의 음악은 중산층이 잘 발달했던 영국이나 수많은 중소 봉건지주들을 배경으로 한 독일 같은 나라의 음악과는 달랐습니다. 특히 종교개혁 이후 새로운 예배음악을 추구해야했던 유럽 북쪽지역의 음악은 로마 카톨릭교를 고수했던 중남부 유럽의 음악과는 다르게 발달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의 음악은 이전의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이나 이후에 나타나는 고전시대 음악과는 구별되는 어떤 새로운 양식적인 특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바로크 시대의 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시대의 초기에 새롭게 등장했던 요소들과 변화된 환경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바로크 시대의 음악양식도 초기의 새로운 요소들이 정착, 확립되고 후기에는 완숙된 양식으로 발전되면서 각 시대 간의 큰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도 잘 기억해두어야 합니다.

 

1) 두 양식

 

바로크 시대의 새로운 양식은 르네상스 시대에 사용되었던 양식들을 완전히 대체한 것이 아니라, 그 양식과 같이 공존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의 양식은 바로크 전시대를 통해 의식적으로 구분되었고 배양되었습니다. 이론가들이나 작곡가들은 이 양식들을  '구양식'(stile antico)과 '신양식'(stile moderno), '장엄양식'(stilus gravis)과 '화려양식'(stilus luxurians) 등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출처 :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1567-1643)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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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Claudio Monteverdi, 1567년 ~ 1643년)는 구양식을 '제 1작법'(prima prattica), 신양식을 '제 2작법'(seconda prattica)이라 칭하면서 각 양식들을 설명하였습니다. 제 1작법은 르네상스 시대에 사용되던 네덜란드 양식의 대위적인 음악으로, 음악이 가사보다 우선하는 양식입니다. 제 2작법은 이탈리아의 작곡가들의 화성적인 음악으로 가사가 음악을 지배하는 양식입니다. 새로운 양식은 가사의 표현을 위해서 불협화음이나 반음계와 같은 실험적인 처리도 하였습니다.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1587년에서 1638년 사이에 쓴 8권의 마드리갈 모음집은 르네상스 시대로부터 바로크 시대까지의 변화 과정, 즉 제 1작법과 제 2작법이 어떤 양식적 차이가 있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는 제 1작법과 제 2작법의 이분화를 1605년에 출판했던 마드리갈 5집의 서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안하였는데, 이는 마드리갈 4집에 수록했던 곡들에 대한 동시대 음악이론가 지오반니 아르투지(Giovanni Artusi, 1540년 ~ 1613년)의 주장에 반박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지오반니 아르투지는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작곡 양식의  '조잡함'(crudities)과 '파격'(license)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는 마드리갈의 가사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가사가 요구할 때는 불협화음이 강박에 준비 없이 나올 수 있고 허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그가 1619년도에 출간한 마드리갈 제 7집에서는 르네상스 시대 마드리갈의 전형적이었던 성부의 수를 다섯개에서 한 두 개의 성부로 줄인 곡들을 수록하였습니다. 성부의 수가 적은 이런 마드리갈 작품은 선율적인 관심을 소프라노와 베이스에 집중시키는 양극화를 이루면서, 내성부를 단순하게 화성음향으로 채우는 역할로 전환시키는 바로크 작곡가들의 제 2작법 양식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 양식을 추구함에 따라 베이스가 내성부의 화성적 전개양상을 함축하는 성부가 되었고, 이로 인해 계속저음이라는 바로크 시대의 특징적 기보방식과 연주관습이 개발되었습니다. 

 

2) 선율과 리듬

 

르네승스 시대의 양식인 제 1작법은 각 성부가 동등하게 중요하지만, 제 2작법의 양식인 바로크 시대 초기의 성악작품들은 하나의 선율에 간단한 화성반주가 붙는 짜임새, 즉 '모노디'(monody, 단선율이라는 뜻)형식 입니다. 이 선율은 가사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따르는 음악적인 낭송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래서 선율은 단순하지만 때로는 감정적 표현이 필요할 때 가수가 음악적 장식을 화려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식음 때문에 음악의 일정한 박이 중단되기도 하였습니다. 이 장식음들의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 일정한 박이 늦어져야 했고, 그 박은 가수가 다시 원 선율로 돌아오면 그제서야 원래의 템포로 돌아갔습니다. 이것이 제 1작법과는 또 다른 하나의 중요한 변화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에서는 '탁투스'(tactus, 인간의 맥박과 비교될 수 있는 일정한 박)라는 리듬의 기본을 따랐던 반면, 새로운 양식에서는 리듬의 유동성이 요구되었습니다. 많은 종류의 화려한 음악적 장식은 종종 작곡가에 의해서 지시되기도 했지만, 주로 연주자에 의해 즉흥적으로 부가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관습은 독창자나 독주자들에게 자신의 기술, 기교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제공해주었고, 이에 따라 개성적인 연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바로크 시대에 개발되었던 많은 음악적인 장식 기술이 지금도 사용되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트릴, 모르덴트, 아르페지오, 돌리기 등이 있습니다.

 

3) 감정이론

 

바로크 시대의 예술을 보는 현대의 사람들은 작품에 표현된 과장된 듯한 적나라한 감정표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합니다. 이 점은 이 시대의 '감정이론'(Affektenlehre)을 통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17세기에는 두려움과 분노, 사랑, 기쁨 등의 다양한 감정들이 인체 안의 체액 상태에 의해서 유발된다고 여겨졌습니다. 내, 외적 감각들은 이런 체액의 흐름을 자극하고, 개인의 감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의 결과가 '감정'이라고 알려지게 되었고, 그래서 이 이론은 감정이론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나의 음악 작품은 특정한 감정을 유발시키고 자극시키도록 요구되었습니다. 감정은 개인의 감정보다는 일반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규제된 어법을 통해 전달되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의 어법은 르네상스 시대의 성악음악에 흔히 나타나는 비교적 단순한 가사 의미의 음악적 표현도 포함되지만(musica reservata), 바로크 시대에서는 그 영역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바로크 작곡가들은 각각의 감정을 표현하는 음악어법들을 작품에 적용하였고, 하나의 작품이, 특히 긴 곡의 경우에는 각각의 악장이나 부분이, 오로지 하나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방법을 추구하였습니다. 이 감정이론은 요한 마테존(Johann Mattheson, 1681년 ~ 1764년)과 같은 이론가들에 의해 당대의 이론서에 체계화되어 수록되었습니다.

 

이 이론서에는 구체적인 음형들이 수사학에 사용되는 특수한 모형과 기법에 비유되었고, 수사학에서 사용되는 명칭이 주어졌습니다. 이에 수사학의 원리들은 지침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분석을 위한 도구라기보다는 작곡을 위한 지침으로서 기교를 제공하였습니다. 이러한 원리들은 음악 형식 구조에 대한 자각을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주제를 정하고 작업의 순서를 계획하고 자료를 풀어나가는 3단계의 수사학 규칙이 적용된 것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작곡가들이 하나의 작품 또는 악장의 시작에서 결정했던 리듬형태를 끝까지 고수해 한 가지의 기본적 감정을 담으려고 하면서 전 곡을 관통하는 박자기호와 마디 사용이 점점 일반화되었습니다. 한 곡의 도입부에 나왔던 선율형에서 이후 진행과정의 선율 전개가 결정되는 실뽑기(Fortspinnung) 규칙도 한 곡에서 하나의 감정을 추구하려는 시도였으며, 결과적으로 이것은 바로크 시대의 곡이라고 누구든지 즉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게 하는 양식적인 특징으로 발전했습니다.


▶ 제 1작법 : 구양식, 르네상스 시대에 사용되던 네덜란드 양식의 대위적인 음악, 음악>가사

▶ 제 2작법 : 신양식, 이탈리아 작곡가들의 화성적인 음악, 음악<가사

▶ 모노디 : 단선율, 이후 멜로디라고 불리움

▶ 감정이론 : 다양한 감정들이 인체 내의 체액을 통해 유발된다고 생각, 내·외적 감각이 체액 흐름을 자극하고 개인 감정의 변화를 일으킴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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