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론

중세시대 음악미학가 1/2(2023.06.21)

작은대학교 2023. 6. 21. 18:00
반응형

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부터는 중세시대(여기서는 4세기 경부터 14세기 경까지를 지칭)에 음악미학을 이야기하거나 체계화했던 사람들을 논하고자 합니다. 서양음악사를 공부하셨다면 조금 들어본 학자, 작곡가 등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그분들의 미학적 소견을 가지고 서양음악사를 또 다시 보는 것도 흥미로우니 천천히 공부해보시기 바랍니다.


1.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년 ~ 430년)

출처 : 아우구스티누스 신정론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아우구스티누스

  아우구스티누스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기독교의 교부 중 한 명입니다. 그는 히포(오늘날은 알제리에 속해 있는 곳)의 주교였는데, 그는 어려서부터 고대의 수사학을 공부했으며, 20세에는 마니교(3세기, 페르시아 왕국의 마니가 창시한 종교로 기독교와 불교의 여러 요소들이 가미되어 있던 종교)에 가담하였지만, 387년에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지오와 알게되면서 기독교로 개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93권이라는 방대한 양의 책을 집필하여 기독교 사상사와 다른 분야에 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음악론』(De musica, 387년 ~ 389년)이라는 음악서를 집필했는데, 그 내용은 대부분 리듬에 관한 것이었고, 일부만이 음악관에 관련된 것이었습니다.

 

  그에게 있어 중요하게 다루어졌던 두 개념은 바로 '수'(數, numerus)와 '움직임'(motus)입니다. 따라서 그는 "소리나는 모든 것은 움직임 속에 있다"(In motu est omne quod sonat)라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음악은 "잘 구성된 움직임에 관한 학문이다"(Scientia bene modulandi)이라고도 주장하였습니다.

 

  그에게 있어 음들의 리듬적, 멜로디적 관계는 육체적인 속성처럼 사라질 수에 기초합니다. 그리고 이 수 위에는 변치 않는 영원한 정신적인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플라톤의 이데아론과 피타고라스의 수학적 사상이 결합된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개념은 4개의 육체적 수와 1개의 정신적 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울리는 수(numeri sonantes) : 음을 구성할 때의 균형 잡힌 관계

 2) 듣는 자의 수(numeri occursores) : 청자가 감지하는 수

 3) 진행적 수(numeri progressores) : 음을 내는 자가 생각하는 수

 4) 기억하는 수(numeri recordabiles) : 청자의 기억에 남아 있는 수

 5) 판단적 수(numeri iudicalis) : 이성(ratio)에 의해 주어지는 정신적 수

 

  이성(ratio)은 음들에게 좋은 균형을 주고, 이 음들을 정신적인 원형에 맞게 정리됩니다. 여기서 나오는 수들은 예술가의 정신을 소유하고 있는데, 음악을 즐긴다는 것은 육체가 소리를 감각적으로 느낄 때 영혼이 영원한 수를 의식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영원한 수들은 하늘 하모니의 여운입니다. 육체적 수의 기력으로서의 '판타지'는 이성에 의해 깨달은 영원한 수가 생각한 상과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 정신적인 것과 육체적인 것의 조화 가운데에는 미와 참 즐거움이 있습니다. 잘못된 예술과 타락한 미적 감각은 단지 육적인 것만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배우들과 곡예사들의 기악입니다. 즉 배우들과 곡예사들의 기악에는 정신적인 원형이 없습니다. 참된 음악의 목적은 천한 음악을 영원한 음악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것입니다. 음악은 청자의 영혼을 움직여 정화시켜야 하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이끄는 조화(하모니)를 청자의 내면에서 일어나게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음악은 통일된 세계질서 속에 묵시되는 하나님의 섭리를 그려내며, 천공 하모니를 드러내며 하늘의 영광을 깨닫게 합니다. 

 

반응형

 

2. 아니키우스 만리우스 토르콰투스 세베리누스 보에티우스(Anicius Manlius Torquatus Sererinus Boethius, 480년 ~ 524년)

출처 : 보이티우스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학생을 가르치는 보에티우스 (1385년 이탈리아 <철학의 위안> 필사본의 장식)

 

  보에티우스는 당시 학문의 도시로 유명했던 알렉산드리아에서 광범위한 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이탈리아의 라벤나에서 공직자 생활을 하다가 523년에 반역죄에 연루되어 체포된 후 처형되었습니다. 그가 집필한 『음악의 가르침』(De institutione musica, 500년 ~ 507년)은 중세시대에 가장 중요한 음악서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음악이 정신적이고 합리적인 수를 통해 기초되기 때문에 사고능력을 상승키시고, 영혼을 참 존재로 이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단지 음악만이 소리의 물리적, 감각적 수용을 통해 에토스를 배가시킬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musicus'(음악가)라는 명칭을 음악의 수학적 법칙을 깨우친 사람만을 위해 사용했고, 실제로 음악을 만드는 사람은 거기에서 제외시켰습니다. 그 이유는 작곡이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으로 할 수 있는 것이고, 확실한 지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그는 실제적 음악가를 수공예 기술자 이상으로 평가하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그는 음악이론을 어떤 음악의 실제보다 더 높이 평가하였습니다.

 

  그는 피타고라스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천체음악 이론을 미학적 바탕으로 삼아 다음과 같은 음악 체계를 제시했습니다.

 

 1) musica mundana(천체 음악 또는 천공하모니) : 천체음악은 마크로코스모스의 하모니, 천체의 움직임(천체음악)과 계절의 순서, 세계를 형성하는 근본 재료들의 질서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2) musica humana(인간음악) : 인간음악은 미크로코스모스의 하모니, 육체와 영혼의 관계, 정신력과 영혼력의 관계에서 나타납니다. 피타고라스와 플라톤의 사상에서 볼 수 있듯이 영혼은 협화적인 숫자에 의해 이루어지고 음악에 의해 에토스적으로 영향을 받습니다(영혼음악).

 

 3) musica instrumentalis(기악음악) : 기악음악은 감지할 수 있는 음들의 하모니입니다. 이것은 비율과 음정에 따라 좌우되고 숙련된 연주 기술에 의존적입니다. 그러기에 'musica artificialis'(기술음악)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이외에도 이론음악(musica theorica, 또는 speculativa), 실제음악(musica practica, 또는 activa)의 구분도 존재합니다.

 

  보에티우스는 음악을 철학의 일부로 인정했는데, 이러한 그의 영향은 중세시대의 음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음악이 학문적 독립분야로 간주될 수 있는 길을 열게 되었습니다. 보에티우스의 음악이론은 9세기경이 되어 크게 주목되기 시작했는데, 주목되기 시작한 이후로 그의 생각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모방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일부의 사람들은 보에티우스를 일종의 음악의 성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모방된 그의 음악이론은 천공하모니의 이론으로, 중세시대동안 인용되어졌습니다.


▶출처: 음악미학. 홍정수, 오희숙 지음. 음악세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