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론

18~19세기 음악미학 자연의 모방 3/4(2023.08.01)

작은대학교 2023. 8. 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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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에 자연의 모방과 관련된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했는데, 주로 그들이 자연의 모방에 대해 어떻게 정의했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오늘도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할 예정이고, 그 인물이 자연의 모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역사적인 흐름과 함께 보시면 좀 더 수월하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3. 샤를 바퇴스(Charles Batteux, 1713년 ~ 1780년)

출처 : Charles Batteux : l'ardennais de l'académie française , auteur prolifique . - Histoires ardennaises (over-blog.com)/샤를 바퇴스

  프랑스의 철학 교수였던 샤를 바퇴스는 음악에서의 모방이라는 주제를 좀 더 조직적이고 설득력있게 다루었습니다. 그는 듀보스가 했던 방식대로 음악을 다른 예술과 비교해 모방의 문제를 설명했는데, 특히 음악을 그림, 춤과 비교했습니다. 바퇴스가 쓴 미학서 『원칙에 의해 다루어 본 예술』은 미학 분야에 중요한 저서로, 이 책에 나타난 그의 견해는 프랑스 사람인 듀보스의 미학과 함께 독일 미학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 책에서 듀보스의 생각을 이어나가면서도 한 걸음 더 나아간 생각을 담아냈습니다.

 

 ① 인조성

  바퇴스는 듀보스처럼 말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의 생각이나 감각을 표현하기 위해선 세 가지 방법, 즉 말(언어), 억양(음성), 몸짓 중 말이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말은 분명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성의 도구라고 보았던 반면, 음성과 몸짓은 심장의 도구이고 우리가 배우지 않더라도 알고있는 것이며, 활기있고 단순한 힘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그는 듀보스처럼 예술은 착각이라고 말했지만 조금 다른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즉 그는 모방과 착각현상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음악가나 무용가가 자신이 표현하는 느낌에 정말로 지배를 받고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은 우연적인 상황일 뿐(어떤 그림이 살아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과 같음), 예술의 의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보다 중요한 건 멜로디와 춤의 동작들이 시적인 억양과 몸짓을 모방하는 것이고, '인조적'으로 만드는 것, 즉 '사람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는 예술의 모방과 인조적 성격을 동일한 선상에 놓았습니다. 이 주장은 '예술'(프. art)과 '인조적'(artficiel)이란 말이 같은 뿌리에서 왔기 때문에 프랑스어로 보았을 땐 매우 가까운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 모방 대상인 그가 예술이 창조나 표현을 위해 자연을 떠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 때의 자연은 예술에게 유익한 자연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② 자연

  따라서 바퇴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해선 안되다고 말했습니다. 천재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모방하는게 아니라 자연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자연을 선별해 모방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한 그 이유는 자연은 취향이 일치하지 않고, 유쾌한 느낌을 주지 않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느낌에 유쾌함을 줄 수 있는 것만이 '아름다운 자연'이라고 규정됩니다. 그러기 위해선 예술은 자연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을 색과 말, 음, 움직임 등으로 표현해야 하는데, 이것은 예술가의 재능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바퇴스는 본래 '재능'이란 '자연'과 같은 뿌리에서 나온 말로 생각헀고, 그 의미에서 예술은 제 2의 자연이며, 자연은 예술가들에게 풍요로운 아이디어의 원천이라고 보았습니다.

 

 ③ 음악과 감정

   바퇴스는 사람들이 유익하고 세련된 음악을 알아볼 수 있는 이유는 음악이 감정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렇게 아는 것은 논리적이거나 과학적 성격의 것이 아닙니다. 그는 음악이 말의 한 요소인 억양을 통해 의미를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음악은 그림보다 감정 전달에 좀 더 용이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은 아래의 주장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음악에는 마치 말하듯이 분명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 속의 이런 표현을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그것을 선호합니다. 음악가가 수학적으로 화음을 꾸미는 일에 흥미를 가질 수는 있지만, 거기에 머물러 있는 것은 소음밖에 될 수 없습니다. 음악 속에는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표현이 있어야 합니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음악은 자연에 그 모델을 두고 있습니다. 여기서 자연이란 감정적인 통로를 통해 이해하는 어떤 것입니다. 자연을 가지고 있는 음악은 "감정과 연관이 있는 혼이 담긴 울림들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종류의 음악은 "비감정적인 울림들과 소리들만을 모방"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바퇴스가 더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감정과 관련이 있는 음악입니다.

 

  바퇴스는 외부적인 것의 묘사에서 음악이 그림보다 더 유리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작곡가의 음악적 생각에 맞는 울림이 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발견하지만, 마치 재발견한 것처럼 생각을 합니다. 이런 것은 사람의 내면에 존재하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숙어와 같다고 그는 말합니다.

 

  바퇴스는 키케로가 주장했던 "각각의 느낌은 그것을 알리는 음과 고유의 몸짓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생각에 붙어 있는 언어와 같다"라는 것을 응용해 논리적으로 정리된 음악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음악은 노래 속의 사랑, 슬픔 등의 주제 이외에도 더 많은 표현 방법들을 갖고 있는데, 이것들을 말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마음은 알아들을 수 있는, 주로 느낌으로 알아듣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④ 천재

  바퇴스는 천재가 자연의 특성을 알아볼 수 있고, 이를 혼돈 상태에서 꺼내 전체를 드러낸 뒤 고착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그가 말한 천재는 '활동하는 이성'이며 '섬광의 도구'(uninstrument eclaire)입니다. 천재가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에서 발견을 하는 것인데, 이 일이 바로 자연의 모방입니다.

 

  천재의 기준이 되는 것은 바로 취향입니다. 이 취향은 진실된 것과 거짓된 것을 알아보는 분별력과 흡사합니다. 이런 취향은 좋은 것, 중간 것, 나쁜 것을 느끼게 해 자연의 모방을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느낌을 준다고 말합니다.


▶출처 :  음악미학. 홍정수, 오희숙 지음. 음악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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