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민족주의와 독일의 후기 낭만주의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 두 특징들을 통해 독일과 유럽 이외의 나라에서 발현된 음악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프랑스에서 시작된 인상주의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후기 낭만주의가 비엔나 3인조를 계승했다고 보았고, 유럽 이외의 나라에서는 각각의 나라들이 하나로 뭉치려고 하는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각 나라의 민속적인 특징들을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개성 넘치는 음악을 만들어 냈고, 그동안의 음악과는 색다름에 그것이 유럽에서도 수용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여 저는 민족주의는 다시 자신들의 것을 찾자는 것, 후기 낭만주의는 기존의 전통을 지키는 것으로 정리를 했기 때문에 지금 알아볼 프랑스의 인상주의는 새롭게 나아가야 할 어떤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인상주의를 몽환적이면서 다채롭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프랑스의 인상주의는 그런 것이 맞는지, 아니라면 어떠한 것인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인상주의
1870년경 세자르 프랑크와 카미유 생상스를 중심으로 프랑스 음악에 대한 개혁운동이 일어났고, 이 운동은 그들의 제자 뱅상 댕디(Vincent d' Indy, 1851년 ~ 1931년)와 가브리엘 포레에 의해 더욱 박차가 가해지게 되었습니다. 프랑스 작곡가들은 독일어권 작곡가들보다 이국적인 요소들을 빠르게 흡수해 다양한 가능성들을 확장해나갔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1878년부터 시작된 파리 세계만국박람회(Universal Exhibition)로부터 기인한 바가 큽니다. 이 박람회는 날로 명성이 높아져 1900년에 폐막을 할 때까지 세계 각국에서 서로 눈에 띄는 전시관을 세우려는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아시아 외 여러 나라들의 문화를 가깝게 경험하게 된 프랑스인들은 외국의 문화를 함께 수용하는 것이 자신들의 문화가 나아갈 새로운 방향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작곡가들은 바그너주의를 대체할 대상으로 이국적인 재료들과 문학, 회화와 같은 다른 예술 장르와 결탁하였습니다. 그 결과 1890년대 젊은 작곡가들은 다른 나라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프랑스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데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음악에서의 이러한 현상은 회화의 인상주의(Impressionism)보다는 조금 늦게, 그리고 문학의 상징주의(Symbolism)와는 보조를 같이 하며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여 이러한 프랑스 음악을 인상주의 음악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화성을 전통에서 벗어나 대담하면서도 우아하게 사용할 줄 알았으며, 후기 낭만음악에서 사용하는 반음계주의에서 오는 긴장감을 피할 수 있었고, 고의적으로 장단조가 아닌 선법으로 구성된 선율들을 만들어냈으며, 이국적인 색채를 중요시했습니다. 따라서 인상주의 작곡가들은 세계만국박람회에 소개된 아시아 음악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다양한 음악의 이국적인 신비로움과 악기의 음색, 주법 등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특히 클로드 드뷔시는 인도네시아의 가믈란 음악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이 악기의 음색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아노곡에 가믈란 기보법인 3단으로 된 기보법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회화에서 시작된 인상주의라는 용어는 클로드 모네(Claude Monet, 1840년 ~ 1926년)의 그림 제목인 <인상: 해돋이>(Impression: soleil levant, 1972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인상주의 회화는 대상을 분명하게 그려내는 데에 목적을 두지 않고 빛이나 색의 성질에 대상 묘사와 동등한, 혹은 그보다 더 큰 가치를 두어 그림에 대상뿐만 아니라 배경과 순간적인 느낌을 한 번에 포착해 이를 화폭에 담는 것이었습니다. 하여 그림에서 대상은 모호해 질 수밖에 없었고 중요한 것은 감각적인 느낌이 어떻게 감상자에게 잘 전달되는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1) 인상주의 음악
회화에서의 인상주의는 빛과 색의 추상적인 유희를 위해 사진과 같은 명료함을 거부했듯이, 음악에서도 독특한 화성이나 짜임새, 음색을 통한 소리의 환상을 위해 전통적인 조성체계의 구속을 거부하게 되었습니다. 즉, 인상주의적 음악은 반음계주의 화성어법을 통해 증가되는 극도의 긴장감과 이것의 완화로 감정을 표출하는 독일음악의 양식을 거부한 것입니다. 게다가 프랑스의 작곡가들은 러시아 음악가들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된 시기이기도 하였습니다. 프랑스 음악에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러시아적 요소는 모데스트 무소르크스키의 다채로운 음색적 악기 사용법과 기능 없는 화성진행 등 입니다.
① 리듬과 선율
인상주의 음악의 리듬과 선율은 19세기 음악의 리듬, 선율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인상파 화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상파 작곡가들 또한 감상자의 지성보다는 감성에 호소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작곡가들은 감상자의 음악을 분석하면서 듣게 되는 선율과 리듬의 구조를 고의적으로 피해 작곡을 했습니다. 하여 인상주의 음악의 선율은 하나의 완결된 선율선을 만들어내기보다는 단편인 형태로 나타나며, 뚜렷한 방향성 없이 길고 구불구불하게 흐릅니다. 또한 리듬은 마디를 불규칙적으로 분할하고 당김음을 사용해 박을 세기가 애매모호합니다.
② 화성과 음계
인상파 작곡가들은 화성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긴장감을 피하는 데 많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이것은 전통적인 화성의 기능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가능해질 수 있었습니다. 가장 전형적인 인상주의적 화성진행은 전통 화성법에서 금지되었던 5도, 8도를 포함하는 화음의 병행이었습니다. 이것은 목적 없이 흘러가는 듯한 화성으로, 대위법이나 조성 화성법에 의거한 것이라기보다는 마치 중세의 병행 오르가눔과 같은 진행을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조성의 개념이나 으뜸음을 향한 응집력은 극도로 절제되었습니다.
화성적인 긴장감과 방향성을 감소시키는데 일조한 또 다른 요소는 반음이 없는 음계, 즉 온음음계(wholetone scale)나 5음음계(pentatonic scale)였습니다. 이 음계들은 반음이 없기 때문에 이끔음과 딸림음의 관계가 형성되지 않아 조성화성의 기능을 쉽게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5음음계는 이국적인 음향을 내는데도 효과적입니다.
③ 음색
인상파 작곡가들은 대편성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을 작곡하기는 했지만, 후기 낭만주의 음악처럼 청중을 압도할 만큼의 과장된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각 악기의 음색적 특징을 부각시키면서 목관악기, 현악기, 금관악기 사이의 음색적 대비를 꾀하였습니다. 특히 목관악기와 하프의 사용이 두드러지고, 팀파니, 심벌즈,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실로폰 등의 타악기도 다양하게 사용하여 다채로운 색깔을 내는데 주력하였습니다. 인상주의 음악에서 두드러지는 음색은 반드시 악기의 특성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연주 주법, 독특한 악기들의 조합도 이러한 인상주의적인 다채로운 음색을 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④ 표제
인상파 작곡가들이 표제를 사용한다는 것은 낭만주의의 흔적이라고 할 수는 있지만, 낭만주의 음악이 주관적인 감정이나 사상을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면, 인상주의의 음악은 순간적인 느낌이나 감각을 표현하고자 하는데에 주력했습니다. "구름", "눈 위의 발자국", "물의 반영"처럼 인상주의의 작품 제목은 뚜렷한 대상이나 사상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적이면서도 암시적인 모호한 이미지를 불러일으킵니다.
▶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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