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19세기 말의 음악적 양상 9/9(2023.01.23)

작은대학교 2023. 1. 23. 18:00
반응형

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오늘은 19세기 말의 음악적 양상의 마지막 시간으로, 지난 시간에 알아보았던 프랑스의 인상주의 음악에 대해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갖고, 정리를 한 뒤에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2) 클로드 드뷔시

 

클로드 드뷔시(Claude Debussy, 1862년 ~ 1918년)는 피아노 전공으로 파리음악원에 입학했지만 1883년에 작곡부문에서 로마대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작곡에 대단한 능력을 보였습니다. 그는 상징파 시인, 인상파 화가들과 절친하게 지냈으며,  반바그너파로서 독일음악의 감정적인 표현과 철학적인 표제를 혐오하기도 했습니다. 클로드 드뷔시에 의하면 음악은 다른 장르의 프랑스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감정적인 호소에 그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이 우리가 잡으려는 노력 없이도 감지되는 즉각적인 기쁨을 주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출처 : 에르네스트 쇼송: 교향시 "파티의 밤" 작품 번호 Op.32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쇼숑집에서 피아노 연주하는 드뷔시 사진

클로드 드뷔시의 음악이 새롭게 들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인상주의적인 선율과 리듬, 색채감 있는 화성어법 때문입니다. 그에게는 전통적인 개념의 리듬과 선율, 화성, 형식의 기능은 중요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에게 있어 형식이란 주제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와야 하는 것이어야 하며, 주제가 형식의 틀 안에 들어가 꿰맞춰져야 한다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인위적으로 엄격하게 통제된 형식은 전체적인 곡을 통해 주의 깊은 감상과 집중을 요구하기 때문에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음악감상에 장애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여 그의 목표는 주제의 동기나 악구를 다양하게 반복시키거나 자유롭게 변형시켜 자연스러운 형식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기법은 독일음악에서 두드러지는 동기의 발전기법과는 전적으로 대립되는 것이었습니다.

 

인상주의 음악의 새로운 음색을 위해 프랑스에서는 오케스트라 기법의 색다른 효과와 조합이 탐구되기 시작했습니다. 클로드 드뷔시는 그의 《야상곡》(Nocturnes, 1897년 ~ 1899년) 중 <구름>(Nuages)에서 약음기를 낀 현악기 파트가 여러 성부로 나누어져 울리는 현 음향을 시도했습니다. 여기에서 두드러지는 동양적인 분위기는 유니즌 플루트와 하프에서 나온 것입니다. 《야상곡》의 3악장 <사이렌>(Sirenes)은 오케스트라의 한 성부로 가사 없는 합창을 삽입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심벌즈, 글로켄슈필, 첼레스타, 실로폰, 하프 등을 다양하게 사용하여 새로운 음색을 도입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훌륭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던 그는 피아노 독주곡에서도 음역이나 페달, 주법을 다양하게 하여 미묘하고 특이한 색깔과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클로드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Prelude a l' apres-midi d' un faune, 1894년)은 19세기의 전통적인 교향시 형태로 작곡되었지만, 인상주의 음악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고있는 작품입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작품은 19세기 음악 전통과의 단절을 고하며 20세기의 새로운 음악의 지평을 열어주는 전주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목신의 오후 전주곡》 외에도 클로드 드뷔시의 작품으로는 인상주의 어법으로 작곡한 《현악사중주》(1893년), 피아노를 위한 두 권의 《전주곡》(Preludes, 1910년, 1912년), 관현악곡 《바다》(La mer, 1903년 ~ 1905년), 오페라 《펠리아스와 멜리장드》(Pelleas et Melisade, 1893년 ~ 1902년), 가곡 등이 있습니다. 《펠리아스와 멜리장드》는 모리스 메테르링크(Maurice Maeterlink, 1862년 ~ 1949년)의 작품을 오페라로 만든 것인데, 그 대본은 프랑스의 신화와 전통을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에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대본에 대응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오페라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비견할 만한 사랑을 소재로 한 프랑스 오페라입니다. 골로 왕자와 그의 젊은 아내, 그리고 그의 이복 남동생 사이의 삼각관계를 그린 것으로 타오르는 사랑의 열정과 그에 대한 끊임없는 질투심을 인상주의적 어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트리스탄 화음과 라이트모티브를 사용하는 등의 리하르트 바그러 오페라 기법을 따라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이 작품은 《목신의 오후 전주곡》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음계와 선법을 사용하며 등장인물의 심리를 세심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클로드 드뷔시의 작곡어법은 모데스트 무소로크스키의 《보리스 고두노프》에 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클로드 드뷔시 이외에도 프랑스의 새로운 음악적 기운인 인상주의 음악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던 작곡가로는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년 ~ 1937년)이 있습니다. 모리스 라벨은 클로드 드뷔시보다 13살 어리기 때문에 그의 대부분의 음악은 20세기에 작곡되었지만, 러시아 작곡가들의 음악과 리하르트 바그너, 가믈란 음악에 심취했던 점을 보았을 때 클로드 드뷔시와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19세기 말의 음악적 양상 요약

 

19세기에는 서구 유럽음악의 보편적 언어를 넘어서 민족적인 언어의 발견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레데릭 쇼팽에 의해 실현되었던 폴란드 민족주의 음악은 그를 통해 더욱 더 위대해졌습니다. 마찬가지로 서구 유럽 이외의 다른 지역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영국의 음악에서도 민족주의 성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자의식의 강조는 작곡가들로 하여금 민요나 전통적인 민속 요소에 흥미를 갖고 이들을 재발견하여 새로이 탄생시키도록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19세기에 들어서 조성을 흐리게 하는 움직임들이 프란츠 리스트나 리하르트 바그너 등에 의해 일어나고는 있었지만, 이러한 것들은 모데스트 무소르크스키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같은 러시아의 작곡가들, 그리고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의 독일어권의 작곡가들, 그리고 클로드 드뷔시와 같은 프랑스 작곡가들에 의해 더욱 더 박차가 가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들의 음악은 대부분 표제를 가진 것들이었으며, 극적이고 인상적인 표현을 담기 위해서 새로운 음향과 화성적인 실험, 이국적인 소재의 흡수를 서슴치 않았습니다. 이것은 5음음계, 온음음계, 이국적인 음계와 선법의 사용, 연속적인 병행화음 사용 등으로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다루었던 민족주의 음악, 후기 낭만주의 음악, 인상주의 음악은 모두 20세기 전반까지 지속되는데, 이러한 흐름이 새로운 음악의 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구스타프 말러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후기 낭만주의 음악은 20세기 음악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 독일 표현주의 음악으로 확장되었고, 프랑스의 인상주의적 경향 또한 이탈리아, 영국, 러시아 등 유럽 각지의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 출처 : 새 들으며 배우는 서양음악사. 허영한 외 6명 공저. 심설당.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