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음악사

19세기 오페라 2/5(2022.11.07)

작은대학교 2022. 11. 7. 18:00
반응형

안녕하세요. 작은대학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19세기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죠아키노 로시니와 빈첸조 벨리니 이외에도 다른 오페라 작곡가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바로 그 작곡가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3) 가에타노 도니체티

 

가에타노 도니체티(Gaetano Donizetti, 1797년 ~ 1848년)는 죠아키노 로시니와 빈첸조 벨리니가 가지고 있었던 음악적인 배경을 누리지 못했고, 작곡가로서의 명성 또한 비교적 늦게 얻은 작곡가입니다. 그러나 그는 빈첸조 벨리니와는 다르게 다산의 작곡을 한 사람으로 약 70여곡에 이르는 오페라와 칸타타, 오라토리오, 실내악, 교향곡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였습니다. 그의 작품들 중 가장 많이 연주된 작품으로는 희극 오페라 《사랑의 묘약》(L' elisir d' amore, 1832년)과 비극 오페라《람메르무어가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 1835년)가 있습니다. 특히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비극 오페라에 사용된 화려한 목관과 금관들의 음향, 다양한 음색, 화려한 관현악법은 이후 주세페 베르디에 의해 전승되었습니다. 

 

《람메르무어가의 루치아》는 스코틀랜드의 극작가 윌터 스콧(Walter Scott, 1771년 ~ 1832년)의 소설 『램머무어가의 신부』(The Bride of Lammermoor)를 기초로 작곡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7세기 말 스코틀랜드에서 정략결혼으로 희생된 명문가 처녀의 실제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람메르무어의 영주 엔리코는 자기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정략적으로 동생인 루치아를 세력가인 아르투오와 결혼시키려고 합니다. 그러나 루치아에게는 이미 에드가르도라는 연인이 있었습니다. 엔리코는 에드가르도가 변심했다고 그를 속여 루치아로부터 아르투오와 결혼을 하겠다는 동의를 얻게 됩니다. 그때 에드가르도가 루치아의 앞에 나타나, 그녀가 아르투오와의 결혼을 승낙한 것에 대해 매우 비난하고 위협을 합니다. 이 둘 사이에서 고통을 받던 루치아는 실성해 버립니다. 결국 첫날밤 루치아는 신랑을 칼로 찌르고, 정신적인 고통과 번민에 휩싸이며 자살을 하게 됩니다. 에드가르도도 루치아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간 자신의 잘못을 후회하며 자살을 합니다.

 

루치아가 실성해서 부르는 아리아는 레치타티보 대신 합창에 의해서 시작합니다. 루치아는 선율선이 끊기면서 심하게 도약하는 부자연스러운 아리아를 통해 자신의 괴로운 감정을 토로합니다. 이런 과정이 지나면 이제 비극의 주인공들은 더 이상 고상하고 귀족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허영심이 많고 음흉하고 충동적인 자들임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적인 인물들은 낭만시대 오페라에서 더 애절하고 아름답고 강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노래로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4) 쥬세페 베르디

 

이탈리아 오페라는 쥬세페 베르디(Giuseppe Verdi, 1813년 ~ 1901년)에 이르러 정점을 이루게 됩니다. 죠아키노 로시니와 빈첸조 벨리니, 가에타노 도니체티의 영향을 받은 그는 화성이나 악구 구조를 보다 융통성 있게 다룸으로써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냈습니다. 그의 오페라는 네 시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제 1기(1840년대까지)는 정치적인 요소를 주로 다룬 《나부코》(Nabucco, 1842년)와 《맥베드》(Macbeth, 1847년), 제 2기(1849년 ~ 1854년)는 인간관계를 심층적으로 다룬 《일 트로바토레》(Il Trobatore, 1853년)와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 1853년), 제 3기(1855년 ~ 1871년)는 프라스의 그랑 오페라 영향을 받은 대하 오페라 《돈 카를로스》(Don Carlos, 1867년)와 《아이다》(Aida, 1871년), 제 4기(1871년부터)는 셰익스피어 문학에 기초한 《오텔로》(Otello, 1885년)와 《팔스타프》(Falstaff, 1893년)가 해당됩니다. 쥬세페 베르디는 대본 선정에 신중을 기했기 때문에 빅토르 위고나 조지 고든 바이런, 프리드리히 쉴러와 같은 독일 낭만주의자들이 선호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문학을 주로 선정했습니다. 오페라의 주제는 주로 자신의 삶과 연관되어 있는 인간관계를 다루었지만 정치적인 자주 독립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기도 했습니다.

 

출처 :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쥬세페 베르디
1813년 9월 9일(혹은 10일) 이탈리아 론콜레(Roncole)에서 출생
1832년 밀라노에서 수학
1835년 부세토지방의 음악감독 역임, 결혼
1839년 밀라노 <라 스칼라>에서 《오베르토》(Oberto) 공연, 아내와 아들, 딸을 모두 잃음
1842년 <라 스칼라>에서 《나부코》(Nabucco)로 국제적 명성을 얻음. 오페라 작곡과 감독으로 유럽 전역 순회
1847년 ~ 1849년 파리 거주
1851년 베네치아에서 《리골레토》(Rigoletto) 공연
1859년 오랜 친구인 소프라노 지오세피나 스트레포니(Giuseppina Strepponi)와 재혼
1860년 이탈리아 의회 진출
1871년 카이로에서 《아이다》(Aida) 공연
1901년 1월 27일 밀라노에서 사망
반응형

쥬세페 베르디는 이탈리아 북부 출신인데, 그 당시 이 지방은 오스트리아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의 이탈리아는 아직 도시국가 형태로 외세에  대항할 힘이 부족했습니다. 19세기 동안 이탈리아에서는 외세를 물리치고 하나의 통일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열망의 하나로 민족주의 운동이 일어났고, 쥬세페 베르디 또한 민족주의 운동에 가담하면서 《나부코》를 비롯한 다양한 오페라에서 이런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오페라 《나부코》는 구약에 나오는 느부카드넷사르 2세가 예루살렘 지역을 정복한 뒤 히브리인들을 바빌론으로 강제 이주시켰던 <바빌론의 유수>를 다룬 작품으로, 나부코는 느부카드넷사르를 이탈리아어로 축약한 단어입니다. 이 이야기가 자신들의 상황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던 당시의 청중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 오페라는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쥬세페 베르디는 민족주의자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당시 민족주의자들이 사르디나의 왕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를  "이탈리아의 왕, 빅토르 엠마누엘(Vittorio Emmanuele, re d' Italia)"이라며 자신들의 왕으로 추대했던 문구의 첫 알파벳들을 따서, 쥬세페 베르디 오페라를 보러온 청중들은 "베르디 만세(Viva Verdi!)"를 외쳤습니다. 여러 번의 반란이 실패했지만 결국 1861년 통일 이탈리아가 세워지게 되었고, 쥬세페 베르디는 새 정부의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쥬세페 베르디의 오페라는 당시 유럽에서 유행하던 낭만주의 운동에 휩쓸리지 않고, 인간사회의 이야기를 멜로드라마로 만드는 전통을 이어갔습니다. 민족주의자였던 그는 낭만주의의 영향을 받기보다는 사실주의적 관섬에서 오페라를 썼습니다. 빈첸조 벨리니나 가에타노 도니체티 같은 이전의 음악가들의 음악양식을 따랐지만,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연속되는 번호 오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음악은 각 장면 안에서 자유롭게 연장되기도 하고, 압축되기도 하면서 다양하게 펼쳐집니다. 그는 이런 장면 장면의 탄탄한 구조를 통해 전체 오페라의 연속성을 고려하면서도, 고도로 섬세한 선율, 화성, 관현악법을 통해 성격묘사나 감정을 생생하게 묘사하였습니다.

 

5) 지아코모 푸치니

 

출처 : 자코모 푸치니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지아코모 푸치니(Giacomo Puccini, 1858년 ~ 1924년)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전통을 이어받은 작곡가이지만, 그의 이야기 소재나 음악 양식은 매우 국제적이면서 다른 나라의 영향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의 오페라는 종종 베리스모(verismo) 운동과 함께 언급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진실(veritas)' 이라는 어원에서 나온 용어로 예술작품을 만들 때 낭만주의적 과장이나 꾸밈없이 현실 그대로를 반영하고자 하는 사실주의 운동의 일환이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라 보엠》(La boeme, 1896년), 《토스카》(Tosca, 1900년), 《나비부인》(Madama Butterfly, 1904년), 《투란도트》(Turandot, 1926년)를 꼽을 수 있으며, 이 작품 중 《나비부인》과 《투란도트》는 각각 일본과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품입니다. 오페라 등장인물들이 하층민이나 보헤미아인일 경우가 많아서 이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는 그의 오페라는 베리스모 오페라로 분류되곤 합니다. 또한 그의 많은 작품들이 20세기에 작곡되었기 때문에 이전 작곡가들의 작품들보다 훨씬 더 근대적입니다. 《라 보엠》 3막 도입부의 연속적 병행 5도의 사용 등을 포함해, 선법적인 선율진행과 기능을 벗어난 화성진행 등 20세기 초에 나타나는 여러 양식적 경향들을 오페라에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반응형